아파트 은거 생활…휴대전화 통화 분석·위치 추적 끝에 검거
소환 조사해 도주 배경·이동 경로·은신처 제공자 규명 방침


김대중 정부 시절 파문을 일으킨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 최규선(57)씨가 구속 집행정지 중 도주한 지 보름째인 20일 체포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오늘 오후 9시께 순천시 서면 소재 모 아파트에서 숨어지내던 최규선을 체포해 서울구치소로 압송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최씨 도주 이후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 및 실시간 위치 추적을 통해 최씨의 은신처를 파악하고 나서 수사관들을 급파해 검거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지인이 제공한 해당 아파트에서 수일간 숨어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구속 집행정지 기간 서울 강남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이달 6일 돌연 자취를 감췄다.

최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회삿돈 430억여원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심이 진행 중이던 1월부터 건강 상태를 이유로 구속 집행이 정지됐고, 두 차례 기간 연장 후 이달 4일 재연장 신청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도주 기간 최씨가 경기도 북부 지역의 모처에서 은신했고, 조만간 자수하겠다는 뜻을 지인에게 전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 자수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이르면 21일 최씨를 소환해 도주 배경과 이동 경로, 은신처 제공자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조사 주체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 산하 공판부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검 공판부는 지난 보름간 소재 추적 및 검거 작업을 진행한 부서다.

최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김 전 대통령의 3남 홍걸씨와의 친분을 이용해 기업체 등으로부터 뒷돈을 받아 챙겨 파문을 일으킨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이다.

2002년 구속기소 됐을 때도 백내장 수술을 이유로 구속 집행정지 처분을 받고 병실에서 회사 경영을 한 사실이 알려져 물의를 빚은 전력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lu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