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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 '무늬만 맥주' 통할까…가성비 전략 글쎄

입력 2017-04-21 09:00:00 | 수정 2017-04-21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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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트진로가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한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를 가정채널에 보급해 가성비를 추구하는 혼술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고품질의 수입맥주가 인기를 끌고 있는 시점에 맥아 함량을 크게 낮춘 발포주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하이트진로는 오는 25일 신제품 필라이트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필라이트는 알코올 도수 4.5도의 발포주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일본산 발포주가 일부 수입돼 팔린 적은 있지만 국내주류업체가 유사맥주로 불리는 발포주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필라이트는 국내 주세법상으로는 기타주류에 속한다. 발포주는 일본의 주세법에 따른 분류로, 맥아 함량이 67% 미만인 제품을 일컫는다. 맛과 향이 맥주와 비슷하지만 맥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필라이트의 맥아 함량은 10% 미만이다. 맥아 함량만으로 놓고 보면 발포주도 아닌 '제3주류'에 속한다. 하지만 제3주류와 달리 주정을 첨가하지 않았다.

하이트진로는 필라이트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가정채널에만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필라이트는 가격이 일반 맥주의 58%(355ml 캔, 출고가 기준)인 717원에 불과해 대형마트에서도 1캔당 800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필라이트는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자를 노린 제품"이라며 "일본에서도 식당이나 술집에서는 맥주를, 집에서는 핫포슈(발포주)를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또 "하이트진로가 올몰트(맥스)와 일반 맥주(하이트) 라인업을 갖춘 만큼 저가형 라인업도 갖춰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국내 맥주 시장이 유럽식 '진한' 맥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맥아 함량을 낮춘 필라이트가 경쟁력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카스와 하이트로 대표되는 국산 맥주는 맥주 마니아들로부터 맛이 가볍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함께 다양한 수입맥주가 가정채널에 등장하며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 마트·편의점 채널의 수입맥주 판매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국산 맥주 제조사들도 맥아 비중이 70% 수준인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올몰트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맞춰왔다. 필라이트의 '가성비' 전략에 의문이 생기는 이유다.

수입맥주와 하이트 사이에서 가격을 고려해 하이트를 선택했던 소비자가 넘어오는 카니발리제이션(cannibalization, 자기잠식효과)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소비자가 필라이트를 두고 가성비를 고민한다면 그 대상은 수입맥주보다는 하이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정용 맥주 시장이 '맛'을 추구하는 시장으로 넘어온 상황에서 '싼 가격'을 장점으로 내세운 신제품을 출시한 것은 의아한 면이 있다"며 "가성비를 강조하게 되면 기존 하이트와의 관계가 애매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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