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미-중 정상회담 뒷얘기 공개 '논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은 과거 한때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밝혀져 외교적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6~7일 진행된 미·중 정상회담 내용을 소개했다. 그는 총 5시간 동안 비공개로 독대하면서 시 주석에게서 한국, 북한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와 중국 간 수많은 전쟁을 포함한 수천년 역사에 대해 10분간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역사 강의’를 듣고 중국의 압박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 “쉽지 않겠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WSJ는 여기까지만 기사화했다. 그러나 WSJ가 보도 이후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WSJ에 “한국은 과거 한때 사실상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발언의 맥락상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말이라기보다는 시 주석의 발언을 전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쿼츠는 이에 대해 “한국이 중국의 종속국이었다는 견해를 극단적으로 옹호하는 발언”이라며 “역사적으로 부정확할 뿐 아니라 한국인들을 격분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쿼츠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역사에 대해 견해를 지니고 있지 않으며, 시 주석의 발언을 통해 그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 역시 과거 수십 년간 중국 공산당이 주도한 중국 중심의 국가주의 역사 프로젝트에 영향을 받아 그런 발언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한국 외교부는 “지난 수천년간 한국과 중국의 역사에서 한국이 중국의 일부가 아니었다는 점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며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이심기 특파원/이미아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