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샛은 경제이해력, 기업이해력을 갖추는 데 최적의 시험이다. 테샛 점수가 높으면 취업도 잘된다. 지난 16일 삼성그룹 공채시험을 치른 응시자들이 고사장을 나오고 있다. 한경DB
테샛은 경제이해력, 기업이해력을 갖추는 데 최적의 시험이다. 테샛 점수가 높으면 취업도 잘된다. 지난 16일 삼성그룹 공채시험을 치른 응시자들이 고사장을 나오고 있다. 한경DB
“취업 서류심사와 면접 때 테샛 고득점자라면 아무래도 주목을 받죠. 테샛은 합격(3급 이상)하긴 어렵지 않지만 높은 등급을 받기는 쉽지 않아 기업들이 고득점자를 좋게 평가해줍니다. 경제이해력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해력이 높다는 의미로 통해 특히 면접 때 적지 않은 도움이 됐습니다.”

한국전력공사에 입사한 황명철 씨(고려대 경제학과 졸업)는 테샛 정기시험에서 최고등급인 S급과 함께 대상을 받은 경력이 취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황씨는 경제학과에서 배운 지식을 테샛 인증을 거쳐 취업으로 연결지은 ‘스마트 테샛’ 실행자로 통한다. 여러 친구와 함께 한전에 응시했지만 테샛에서 고득점을 받은 황씨만 합격했다. 그 역시 “테샛 덕에 취업에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테샛은 학업이 자격증 획득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선순환 관계에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자원공사에 취업한 김용지 씨(울산과학기술원 경영학과 졸업)도 300점 만점에 297점을 받은 테샛 대상 수상자다. 김씨는 “경제이해력이 곧 기업경쟁력이라는 테샛의 캐치프레이즈를 보고 높은 등급을 받아두면 취업에 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역시 그랬다”며 “최고 S등급을 딴 뒤부터 취업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테샛은 경제원론뿐 아니라 국내외의 다양한 경제현상에 대한 이해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테샛 준비가 바로 취업 준비”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테샛을 공부하는 데 특별한 노력을 들일 것은 없다”며 후배들에게 “여유가 있을 때 테샛을 준비하라”고 권했다.

졸업하자마자 금융감독원으로 직행한 박민재 씨(연세대 경영학과 졸업) 역시 S급(294점) 실력을 자랑하는 ‘테샛 인재’였다. 금융감독원은 경제 일반은 물론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를 취업희망자들에게 요구한다.

테샛이 경제일반과 금융, 회계 등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를 묻는 문제를 많이 출제하는 것과 맥락이 닿는다. 박씨는 “테샛 S급을 따기가 쉽지 않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어 S급을 받은 사람은 그만큼 평가가 좋아 취업에 당연히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대 중문과를 졸업한 김동재 씨는 한국수출입은행에 합격하는 데 테샛 대상 수상경력과 S급 자격증이 큰 역할을 했다고 확신하고 있다. 장점인 중국어에다 경제이해력도 높다는 평가가 국제 수출입 업무를 다뤄야 하는 직무에 딱 들어맞았다는 설명이다. 김씨는 “경제와 경영을 전공 또는 부전공하는 학생이 테샛을 준비하는 것은 추가 비용 없이 이익을 보는 것과 같다”며 “테샛은 공신력이 높은 데다 경제이해력과 기업이해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하기 때문에 일반 스펙용 자격증과는 차원이 다른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에 입사한 최태영 씨(연세대 문헌정보학과 졸업)는 테샛을 준비하면서 쌓은 경제실력을 바탕으로 면접을 넘었다고 말했다. 최씨는 면접에서 ‘그리스 디폴트가 일어난다면 벌어질 경제적 변화를 발표하라’는 미션을 잘 수행했는데 테샛을 준비하면서 한국경제신문을 읽은 게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취업 성공자들은 테샛 문제는 대부분 경제원론 수준이고 시사문제도 평소 한경을 꾸준히 읽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비할 수 있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며 한목소리로 테샛 준비를 추천했다. 테샛에 취업 성공의 길이 있다는 것이다. 테샛은 ‘오버(over) 스펙’이 아니라 ‘온(on) 스펙’이다. 실제 웬만한 기업들은 요즘도 테샛 자격증을 입사지원서에 기재할 수 있는 자격증으로 인정하는 추세다.

테샛 고득점자 취업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기는 어려웠지만 전화 조사한 대상자 중 미취업자는 드물었다. 높은 테샛 등급을 받은 사람은 취업도 잘된다.

고기완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