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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0 다시 태어나는 서울역고가] 빌딩숲 사이 공중정원 두발로 거닐다, 서울로

입력 2017-04-19 18:11:10 | 수정 2017-04-20 11:01:48 | 지면정보 2017-04-20 A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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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지어진 도로가 2017년 사람길로 재탄생

안전진단 D등급 받은 산업화 상징 서울역고가
철거 대상서 정원 변신

645개 화분엔 나무·꽃, 밤에는 은하수 조명까지
남산까지 잇는 '수목원'

도심 속 섬 서울역 주변 개발 안돼 슬럼화 현상
보행로 개발 후 '상전벽해'

이색 상점 모인 '중리단길', 1년새 호프·카페 수 급증
부동산 가격도 덩달아 ↑
서울역 뒤편 교차로에서 지하철 2호선 충정로역으로 올라가는 길 ‘중림로’(450m)는 길 전체가 거대한 공사판처럼 분주하다. 꽤나 널찍했던 왕복 2차로 도로 폭을 줄이고 인도를 넓히는 공사가 한창이다. 인근 가게에서도 공구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자고 나면 새로운 가게가 들어선다고 할 정도다. 허름하던 횟집은 수제맥주점으로, 삼색등이 돌아가던 1980년대식 이발소는 카페로, 상점들이 속속 옷을 갈아입고 있다. 이태원 경리단길 못지않게 바뀌고 있는 이른바 ‘중리단길’은 다음달 20일 개장을 앞둔 ‘서울로7017’의 최대 수혜 지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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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공중 산책로

1970년 완공돼 45년간 대한민국 산업화를 상징하던 서울역 고가가 내달 20일 서울로7017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다. 7017은 서울역 고가가 생긴 1970년과 차도가 산책로로 바뀌는 2017년을 합쳐 놓은 말이다.

서울역 고가는 2006년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았다. 철거 대상 시설의 운명이 바뀐 것은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이디어를 내면서다. 2015년 12월13일 밤 12시를 기해 차량 운행이 통제됐고, 서울역 고가는 차량길에서 사람길로의 변신을 시작했다. 변신 콘셉트는 ‘서울수목원’, 국제 현상공모에서 네덜란드 건축가 위니 마스가 내놓은 작품명이다. 중구 중림동과 남대문시장 사이 1024m를 잇는 서울로7017에는 청파동, 남산, 서울역 광장 등에서 오르내릴 수 있는 17개 출입로(램프)가 만들어진다. 고가 산책로는 수목원 그 자체다. 보행로 양쪽 645개의 원형 화분에 2만4085그루의 나무와 꽃을 심는다. 링 형태의 파란색 조명을 설치한 화분 바닥은 은하수를 거니는 듯한 야간 산책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서울로7017 프로젝트는 섬처럼 남아 있던 서울역 일대를 재생하는 촉매제”라며 “고가에서 도심 곳곳으로 나뭇가지처럼 연결되는 17갈래 길은 죽어 있는 세포를 깨우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떠오르는 ‘중리단길 상권’…부동산도 들썩

서울역과 지하철역(충정로역)을 끼고 있지만 중림동은 서울에서 발전이 더딘 곳 중 하나였다. 서울 한복판이지만 골목 안쪽에는 기와집과 슬레이트집이 많고, 가게라고 해봐야 선술집과 해장국 가게, 삼겹살집 등이 대부분이어서 상권이랄 것도 없었다.

이런 중림동이 최근 1년 새 ‘상전벽해’를 맞고 있다. 중림로와 인근 성요셉아파트가 대표적이다. 1971년 지어진 성요셉아파트는 중림동 새벽 어시장의 비린내와 함께 낙후한 중림동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지난 몇 달 새 아파트 1층의 몇몇 가구가 리모델링을 하더니 ‘커피방앗간’, ‘글래드’(미용실), ‘ㅋㅋ랩’(디자인업체) 등이 들어서면서 젊은 취향의 문화거리로 변신하고 있다. 중림로에는 맥주집, 음식점, 카페 등 20여개가 1년 새 새로 들어섰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부동산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2001년 지어진 중림삼성사이버빌리지 59㎡(전용면적) 매매가는 5억500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초에 비해 1억원 이상 올랐다. 한선주 부동산1번지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가격뿐만 아니라 이 일대 상가 권리금과 월세가 50~60% 이상 뛰었다”며 “그나마도 고가 산책로 개장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매물이 다 들어갔다”고 말했다. 만리동 일대도 서울로7017 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오는 8월 입주 예정인 서울역센트럴자이(1341가구)와 인근 서울역한라비발디센트럴(199가구)에는 웃돈(프리미엄)이 하루가 다르게 붙고 있다. 인근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한라비발디와 센트럴자이 분양권(84㎡) 시세는 7억~8억5000만원 수준으로 프리미엄이 최대 2억원 정도 붙어 있다”며 “고가 공원이 개장하면 추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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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 되찾는 역사문화유산

서울로 개장으로 그동안 꼭꼭 숨겨져 있던 문화유산들도 빛을 볼 전망이다. 서울시는 중림로를 ‘보행문화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중림로를 따라 양쪽에는 손기정체육공원, 약현성당, 서소문역사공원 등 역사·문화자원이 많다. 약현성당은 1892년 국내 최초 서양식 벽돌 건물로,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당시 처형 장소였던 서소문공원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서소문공원은 서울 도심에 자리잡고 있고 종교사적 의의가 큰 장소다. 2014년 프란체스코 교황이 방한했을 때 가장 먼저 찾은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동안 서소문공원은 사방을 둘러싼 차로에 막혀 일부 성지순례객을 제외하고는 노숙자의 이용이 많았다. 서울 중구는 서소문역사공원으로 재단장해 내년 3월 문을 열 계획이다.

손기정기념관은 1936년 베를린올림픽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를 기념하기 위해 그의 모교인 양정고등학교를 고쳐 2012년 개관했다. 하지만 이 역시 접근성이 좋지 않아 동네 주민의 마실길 정도로 쓰이고 있다.

서소문공원과 서울로 사이의 ‘염천교 수제화 거리’도 부활을 꿈꾸고 있다. 1925년 서울역 건립과 함께 시작된 수제화 거리는 1970~1980년대 유행과 패션을 선도하는 국내 제화산업의 중심지였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서울로는 보행길이 도시 발전은 물론 역사, 문화까지 연결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상징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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