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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헬스 '판'을 바꾸자] "한국 임상 인프라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규제 탓에 무용지물"

입력 2017-04-19 17:53:28 | 수정 2017-04-20 03:36:22 | 지면정보 2017-04-20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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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윤리를 위해 규제를 강화해야 하는가, 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를 풀어야 하는가.’ 바이오헬스 분야의 오랜 논쟁거리다. 산업계에서는 규제가 기술개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고 지적한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지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박한오 바이오니아 대표는 19일 서울 반포동 팔래스강남호텔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의약품 규제를 담당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제 과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바이오헬스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식재산권(IP) 선진국에 들 정도로 지식 기반이 탄탄하다. 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병상이 2000~3000개 수준인 대형 병원도 많다. 한 병원에 병상이 몰려 있으면 의약품 개발 등을 위한 임상시험을 할 때 평가 관리가 쉽다. 이 때문에 서울은 미국 휴스턴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임상시험이 이뤄지는 도시로 꼽힌다.

하지만 양질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도 허가 단계 등에 비효율적 규제가 많으면 의미 없다는 게 박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식약처에서 새로 나온 기술과 신약을 심사하고 허가하는 인력을 늘려야 한다”며 “신기술이 나왔을 때는 기존 규제로 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규제 부서에서 같이 연구해 가장 합리적인 규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식약처의 심사수수료를 높이고 관련 예산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정섭 KB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은 “과학은 빨리 발전하는데 규제 속도가 못 따라가 기업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규제 과학에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유전체 분석, DNA칩 개발 등 새로운 제품이 나왔을 때 관련 기준을 빨리 만들어주는 것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사업화까지 몇 년이 걸릴지조차 모르는 것은 투자에서 큰 리스크”라며 “새 제품이 나왔을 때 도전적으로 허용하고 문제가 생기면 책임을 지는 네거티브 시스템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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