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 팬 확보하라…'쇼'가 된 홈쇼핑
CJ오쇼핑은 작년 4월 방송인 최화정 씨가 진행하는 ‘최화정쇼’를 시작했다. 평일 저녁 황금 시간대에 주방·가전·침구 등 생활용품을 주로 파는 두 시간짜리 프로그램이었다. 최씨는 이 방송에서 상품 소개만 하지 않았다. 업계 최신 트렌드를 알려주고 자신의 솔직한 사용 후기나 경험담도 들려줬다. 라디오 토크쇼처럼 진행했다. 30~50대 여성들의 반응이 좋았다. 다른 방송보다 40% 정도 더 팔았다. CJ오쇼핑은 이 방송을 통해서만 지난 1년간 96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TV홈쇼핑은 과거 한 상품을 한 시간 동안 팔았다. 채널을 돌리다 잠깐 홈쇼핑 채널을 보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요즘은 다르다. 방송을 일부러 찾아서 보는 고정 시청자 확보에 주력한다. 방송 시간도 두 시간 이상으로 길게 늘렸다. 한 프로그램에 다양한 상품을 등장시킨다. 유명인을 섭외하고 스튜디오뿐 아니라 야외 생방송도 한다. TV홈쇼핑이 일반 방송처럼 시청률 경쟁을 하는 셈이다. 채널 안에 오래 머무르게 해야 매출도 그만큼 많이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화정쇼 같은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CJ오쇼핑은 패션 프로그램 ‘셀렙샵TV’ 등 한두 개 정도였던 쇼 형식의 프로그램을 지금은 ‘힛더스타일’ ‘뷰티의신’ ‘꽃보다여행’ 등으로 늘렸다. GS홈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등도 7~8개의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 위력이 커지면서 스타 쇼호스트 의존도는 낮아졌다. 쇼호스트의 ‘입’에 의존하지 않고도 프로그램을 잘 구성하면 매출이 잘 나오기 때문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