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리인상 과도기…공실 위험 낮은 빌딩 골라라
최근 몇 년 동안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아파트 갭 투자가 유행했다. ‘갭(gap) 투자’는 전세가격과 매매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아파트를 전세를 떠안고 매입하는 형태를 말한다. 갭 투자가 유행하면서 지난 몇 년간 아파트 시장은 수요가 늘어나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하면서 성공하는 투자 방식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아파트에 갭 투자가 있다면 빌딩은 레버리지 투자 방식이 있다. 낮은 금리의 대출을 이용하고 자기자본을 최소화해 실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을 높이는 방법이다.

빌딩 매매가의 50~70% 정도 대출이 가능한데 50억원대 꼬마 빌딩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자본금은 15억~20억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서울에 있는 50억원대 상가 또는 오피스 건물의 연간 수익률이 4~5% 정도인데 2014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1금융권 기준 담보대출 금리가 연 3% 이하였기 때문에 자기자본 15억원으로 매입할 경우 레버리지 수익률은 약 5~6%, 신용도가 좋아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합쳐 자기자본비율을 낮추면 레버리지 수익률은 연 7% 이상까지 실현할 수 있었다.

빌딩 시장도 아파트 시장처럼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금리 인상 우려로 실제 담보대출 금리가 연 3.5% 전후로 오르고 담보인정비율이 조정되면서 레버리지 연 수익률이 5% 정도로 떨어졌으나 다시 서울 주요 지역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물론 과도한 대출을 받아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에 부정적인 견해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파트와 빌딩은 비슷한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서로 다르다. 아파트 갭 투자의 경우 유동성 위험에 노출되고 여기에 금리까지 오르면 심각한 위험에 빠지는 단점이 있다. 이로 인한 급매물성 물건이 늘어나 가격 하락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빌딩은 레버리지 투자를 하더라도 최소한의 임대료가 발생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의 영향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견딜 여력이 있다. 주거용 부동산처럼 급매성 매물이 많이 나오지 않는 까닭이다.

잠시 주춤할 거라고 믿었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현상을 지켜보면서 불안한 마음에 자기자본에 비해 큰 빌딩을 매입하고자 상담을 의뢰하는 투자자가 많다. 규모가 커질수록 가격 상승폭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과도한 대출을 이용해 빌딩을 매입하는 것이 맞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금리는 인상의 불씨가 커지고 있는 과도기에 놓여 있다. 이런 때일수록 투자할 대상 물건에 대한 안정적인 지역 설정이 필요하다. 임대료가 잘 나오던 빌딩이라도 지역 설정을 잘못할 경우 금리 인상과 경기 악화로 공실률이 증가하면 자칫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앞으로 빌딩 투자는 지역 설정이 매우 중요하다. 유동성 위험과 공실 위험이 낮은 지역 위주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김주환 < 원빌딩 전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