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융합형 점포로 단장한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
카페융합형 점포로 단장한 우리은행 동부이촌동지점.
서울 이촌동에 사는 50대 주부 김영옥 씨는 요즘 집 근처 우리은행 지점을 자주 찾는다. 지난해 3월 새롭게 단장한 이 지점은 외관부터 여느 은행 지점과 다르다.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부스 한쪽에 커피전문점 폴바셋이 들어서 있다. 은행 안에 카페가 자리잡은 이른바 ‘카페 인 브랜치’다. 폴바셋에서 친구들과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던 김씨는 은행 창구에 들러 상담과 계좌이체를 한 뒤 지점을 나섰다.

복합문화형 점포로 바뀌는 KEB하나은행 서교동지점.
복합문화형 점포로 바뀌는 KEB하나은행 서교동지점.
시중은행들이 이색 영업점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공연장이나 카페와 접목한 ‘특화형 점포’, 야간·주말에도 영업하는 ‘편의점형 점포’ 등 기존에 볼 수 없던 다양한 형태의 영업점을 늘리는 추세다.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온라인채널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 맞춰 기존 오프라인 영업점을 차별화해 사람들의 발길을 끌려는 시도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두 개의 특화점포를 열었다. 동부이촌동 지점에는 커피전문점 폴바셋을 입점시켰고, 지난해 6월 잠실롯데월드몰 지점을 제과점과 융합한 ‘베이커리 인 브랜치’로 재단장했다. 홍근석 우리은행 동부이촌지점장은 “동네 주민이 모여 커피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는 ‘만남의 장’으로 자리잡으면서 방문 고객이 1년 새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편의점형 은행지점도 나왔다. SC제일은행은 대구 반야월점 등 이마트 매장 7곳과 신세계백화점 5곳에 ‘뱅크샵’이란 이색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들 지점엔 2~4명의 직원이 상주하면서 태블릿PC로 예금·대출·카드·펀드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 오후 4시면 문 닫는 일반 은행지점과 달리 뱅크샵은 평일 오후 10시30분까지 문을 열고 주말에도 영업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초부터 서울 홍익대 등 6곳에 무인점포 ‘스마트브랜치’를 냈다. 이용자가 무인자동화기기(디지털 키오스크)를 이용해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통장 개설, 인터넷뱅킹 등을 할 수 있다. 이 밖에 KEB하나은행은 내년 8월 서울 서교동지점을 공연장 등 문화시설을 갖춘 개방형 점포로 재단장하고, 국민은행도 오는 12월 홍익대 인근에 음악 감상과 그림 관람을 할 수 있는 융합형 지점을 선보일 계획이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