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포트] 서울 스타트업 생태계, 세계 20위권 밖…성장 빠르지만 글로벌 진출 부진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자금 회수가 취약하고 글로벌 진출도 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생태계 조사 전문기관인 ‘스타트업 게놈 프로젝트’는 최근 ‘2017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기관은 2012년부터 세계 주요 도시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비교해 상위 20곳을 선정해왔다. 올해는 28개국 55개 도시를 비교 분석했다. 한국(서울)과 중국(베이징, 상하이)이 처음으로 평가 대상 도시에 포함됐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1~5위는 실리콘밸리, 뉴욕, 런던, 베이징, 보스턴이 차지했다.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실리콘밸리 생태계는 ‘실적’ ‘자금 조달’ ‘시장 도달’ ‘스타트업 경험’ 등 평가 대상 분야 5개 중 4개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6~10위는 텔아비브, 베를린, 상하이, 로스앤젤레스, 시애틀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베이징, 상하이, 스톡홀름이 톱 20에 새로 진입했다.

올해 처음으로 분석 대상에 포함된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는 커다란 국내 시장과 국내외 투자자가 참여하는 투자 여건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초기 스타트업의 회사당 투자유치 건수에서도 상하이와 베이징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서울은 20위 내에 들지 못했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생태계로 톱 20 진입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 규제가 비교적 스타트업에 우호적이고 풍부한 자금을 보유한 투자자가 많다는 점이 유리한 조건으로 손꼽혔다. 특히 엔지니어를 구하는 데 걸리는 기간이 평균 15일로 평가 대상 도시 가운데 가장 빨랐다. 서울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스타트업 비율은 50%로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서울의 최대 약점은 ‘시장 도달’ 부문이었다. 다른 스타트업 생태계와 연결되는 ‘글로벌 연결’이 2.1점으로 세계 평균(6.1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외국 고객 비율도 14%로 세계 평균(23%)보다 낮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