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글로벌 기업의 주식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종목형 주가연계증권(ELS)이 부쩍 늘었다. 주가지수 흐름을 추종하는 지수형 ELS의 수익률이 연 5% 안팎까지 떨어지면서 해외 종목형 ELS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중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홀딩스와 미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 주가를 기반으로 한 종목형 ELS를 내놓았다. 만기 1년에 3개월마다 조기상환이 가능한 상품이다. 최대손실을 -10%로 제한했음에도 기대 수익률이 연 6.5%에 달한다. 미국 나스닥과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해외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삼지만 원화로 청약하고 원화로 상환받기 때문에 환전에 따른 번거로움이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종목형 ELS를 2월 이후 3번 발행해 15억원 정도의 자금을 모았다”며 “해외 종목형 ELS가 틈새상품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장치’가 없는 상품들은 기대수익률이 더 높다. 키움증권이 최근 선보인 ‘제74회 글로벌 100조 클럽 ELS’는 기대수익률이 연 11.5%에 달한다. 기초자산은 페이스북과 애플 주가이며 계약 시점보다 기초자산의 가격이 4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약속된 원리금을 받는 조건이다.

한국과 해외 기업을 한 바구니에 담는 사례도 있다. 키움증권의 4월 상품은 삼성전자와 애플 주가를 기반으로 발행됐으며 기대수익률은 연 12.3%에 달한다.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가 있고 3년이 만기라는 점은 이전에 선보인 해외 종목형 ELS와 동일하다.

업계에선 해외 종목형 ELS를 찾는 투자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데다 미래에셋대우처럼 안전장치를 강화한 변형 상품을 내놓는 사례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는 “기존 ELS 상환대금 중 10~20%를 해외 종목형 ELS로 돌리는 게 일반적”이라며 “지수형에 비해 높은 손실 위험을 감안해 자산 일부만 투자할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