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현대·기아자동차는 물론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 포드 등 30여개 글로벌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누적 수주액은 36조원을 웃돈다. LG화학 전기차용 배터리는 특허를 획득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을 적용하고 배터리 형태도 ‘파우치 타입’이기 때문에 폭발 위험이 없다. 표면적이 넓어 열 발산이 쉬운 덕분에 배터리 수명이 긴 것도 장점이다.

‘굴뚝산업’으로 꼽히던 화학·에너지산업이 첨단 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미래자동차인 전기차 배터리부터 유리처럼 투명하고 접어도 흠집이 나지 않는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까지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굴뚝산업' 화학·에너지도 고부가 제품 승부수
국내 화학업계 중 최초로 올해 연구개발(R&D)에만 1조원을 투자하는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외에 바이오와 신약 분야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월 LG생명과학을 흡수해 ‘생명과학 사업본부’를 만들었다.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신약과 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합병이었다. 앞서 작년 4월에는 국내 최대 종자회사인 ‘팜한농’도 인수했다.

섬유와 산업자재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효성은 고부가가치 상품인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타이어 내구성을 높이는 보강재)를 앞세워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국내 최초로 나일론을 양산해 섬유종가로 꼽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생산을 준비 중이다. 투명 폴리이미드 필름은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차세대 스마트폰으로 준비하고 있는 폴더블폰 등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소재다.

대규모 설비투자도 잇따른다. 에쓰오일은 ‘잔사유 고도화 시설 및 올레핀 하류시설’에 2조6290억원을 투자한다. 현대오일뱅크도 2020년까지 비정유부문 영업이익 비중을 30% 이상 늘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바이오 분야 진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전남 여수에 바이오 부탄올 시범공장을 짓고 있다. 롯데케미칼도 여수 엘라스토머 공장은 물론 미국과 말레이시아 공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연말까지 6000억원의 설비투자를 할 계획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