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만성콩팥병, 국가검진 홍보 시급하다
콩팥은 ‘우리 몸의 정수기’라 불린다. 다양한 원인에 의해 3개월 이상 콩팥이 손상된 상태가 유지되면 ‘만성콩팥병’이라 진단한다. 만성콩팥병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콩팥 기능이 정상인의 15% 이하까지 떨어지게 돼 투석이나 이식을 필요로 하는 ‘말기신부전’에 이른다. 만성콩팥병의 원인은 당뇨병과 고혈압이 70% 이상을 차지하는데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만성콩팥병으로 인한 진료비는 2014년 1조4436억원으로 고혈압 다음으로 진료비가 높은 질환이다.

만성콩팥병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진단하기가 어려우며, 한번 나빠지면 대부분 되돌릴 수 없어 조기 진단을 통한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대한신장학회 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3명은 만성콩팥병에 대해 잘 모르며 100명 중 4명만이 만성콩팥병 검진을 받아봤다고 응답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은 심각한 질환이라는 점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국가검진 수검률도 높여야 한다. 국가검진 항목에 포함된 혈청 크레아티닌치와 요단백 검사를 통해 만성콩팥병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데 건강보험공단 코호트 자료 분석에 의하면 2년마다 지속적으로 검진받는 비율이 전체 대상자의 34%에 불과하다. 또 만성콩팥병 환자가 조기에 신장내과에 의뢰돼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조기에 신장내과에 의뢰된 경우 투석 시작 전 6개월 동안의 의료비는 32%, 투석 시작 후 1개월 의료비는 12% 절감했다는 보고가 있다.

조상경 < 대한신장학회 홍보이사, 고려대 안암병원 신장내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