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안종범 피의자 신문 예정…이재용 재판 3차례 진행
'삼성합병'·'학사비리'·'비선진료' 재판도 줄줄이 이어져

기업들을 압박해 거액의 재단 출연금 등을 지원받은 혐의로 기소된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재판 절차가 이달 셋째 주 피의자 신문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된다.

최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삼성그룹 임원들의 재판은 매주 3차례 열려 속도를 낸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강요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피고인 신문을 각각 17일과 21일에 진행한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의 피고인 신문도 20일 이어진다.

정 전 비서관은 중요 국정 문건을 최씨에게 건넨 혐의(공무상 비밀누설)를 모두 인정했다.

피고인 신문은 그간 재판 과정에서 이뤄진 서류증거 조사와 증인신문을 토대로 피고인 본인에게 공소사실과 범죄 정상에 관해 묻는 절차다.

양측은 증거조사에서 새로 부각된 사실관계나 재판부에 강조하고 싶은 쟁점을 주로 물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신문이 끝나면 최씨 등의 재판은 검찰의 구형이 이뤄지는 결심과 법원 선고만을 남기게 된다.

다만 최종 선고까지는 시일이 다소 걸릴 전망이다.

이처럼 최씨 등의 강요 혐의 재판은 마무리되지만, 최씨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의 재판은 본격화된다.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과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고위임원 5명의 공판을 19∼21일 연달아 3차례 연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서류증거 조사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특검 측은 증거 양이 많아 승마·빙상·미르·K스포츠재단 4가지 분야로 구분하고 승마부터 입증해 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지난 공판에서는 삼성이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지원한 경위와 이 부회장이 지원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정황이 담긴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의 신문조서 등이 공개됐다.

4차 공판부터는 삼성의 지원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을 했는지에 관한 증거들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박 전 대통령과 3차례 면담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정한 청탁도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승마를 비롯해 미르·K스포츠재단이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를 지원한 건 맞지만, 지원 당시에는 배후에 최씨가 있는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재판은 형사합의22부 심리로 18일 열린다.

삼성그룹 합병과 관련한 재판도 이어진다.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는 17일과 19일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의 공판을 연다.

삼성 관련 사건 외에도 3개 재판부가 '학사비리', '블랙리스트', '비선진료' 재판의 집중 심리를 이어간다.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정씨에게 이화여대 입시 및 학사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경희 전 총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의 재판을 5일간 돌아가며 연다.

형사합의25부(김선일 부장판사)는 21일 박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에 관여한 혐의(의료법 위반 방조) 등으로 기소된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의 공판을 진행한다.

이날 재판에는 '왕십리 원장'으로 불리는 운동 치료사 이모 씨, '기치료 아줌마' 오모 씨,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이 증인으로 나온다.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17일 '문화예술계 지원 배제명단'(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의 3회 공판을 연다.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ae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