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없어도 잘 굴러가는 '신바람 LG', '시스템 야구'로 리스크 헤쳐 나갈 것"
선수·코치·프런트 두루 거친 24년 간 뼛 속까지 'LG맨'
팀이 최전방서 전투 잘 치르게 106명 보살피는 '안방마님'
취임하자마자 팀 리빌딩 돌입…FA 좌완투수 차우찬 영입
두산 뺨치는 '어메이징4' 구축
"가슴 뜨거운 선수들 앞세워 감동 주는 야구 펼치겠다"
◆첫 선수 출신 단장 “리스크 3중 관리”
송 단장은 LG 트윈스에서 24년 동안 재직한 자타 공인 ‘LG맨’이다. 그는 LG 트윈스에서 선수로 시작해 코치, 운영총괄을 거쳐 지난해 12월 구단의 첫 선수 출신 단장이 됐다. 단장의 임무는 1군과 2군, 육성군까지 총 106명의 선수를 관리해 전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새로운 선수 영입, 기존 선수의 트레이드 등을 통해 큰 틀도 짜야 한다. 그는 “감독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촘촘한 선수층을 준비하는 게 단장의 임무”라며 “주전 선수들이 부상과 슬럼프 등을 겪을 때 대처하기 위해 A, B, C플랜을 짜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며 “가을야구 진입과 리그 우승은 시즌 중에 반드시 찾아오는 리스크를 얼마나 잘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스타 의존 않는 시스템 야구 구축”
송 단장은 2014년 운영총괄을 맡은 뒤 팀 리빌딩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팀은 지난해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그는 지난겨울 자유계약(FA)시장에서 좌완 투수 차우찬을 영입해 안정적인 선발진을 구축했다. 두산의 판타스틱4에 필적할 만한 ‘어메이징4’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 시즌 개막 6연승도 탄탄한 선발진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는 “2~3년 뒤에 정상에 오를 수 있는 팀을 만들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며 “스타플레이어에 의존하지 않는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전력을 마련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른바 ‘시스템 야구’다. 이를 위한 선수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도 가동했다. 베이스캠프는 1200억원을 투자해 2014년 건립한 경기 이천 챔피언스파크다. 송 단장은 “명확한 선수 선발 기준과 시스템을 갖춘다면 4번 타자가 없어도, 1선발 투수가 없어도, 단장이 없어도 팀 전력에 이상이 없다”며 “누가 빠져도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 명문 구단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구단도 송 단장이 팀 전력 강화에 ‘올인’할 수 있도록 마케팅, 기획 업무를 다른 임원에게 맡겼다. 송 단장은 “미국 메이저리그처럼 전문 분야를 나눠 맡는 분업화가 한국 프로야구에도 자리 잡고 있다”며 “구단의 과거와 현재, 전성기와 암흑기를 모두 겪어본 만큼 가슴 뜨거운 선수들을 앞세워 ‘신바람 야구’를 한다면 잠실야구장이 연일 관중으로 가득 찰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단장 부임 후 해외 사례 연구에도 열심이다. 송 단장은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나 미국의 뉴욕 양키스가 왜 명문 구단이었다가 무너졌는지, 소프트뱅크와 시카고컵스는 어떻게 성공했는지, 만년 하위팀이던 클리블랜드의 성장 비결은 무엇인지 공부하고 있다”며 “현재 최강 전력으로 평가받는 두산도 배울 점이 있다면 벤치마킹하겠다”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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