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초범이고 피해자들도 선처 탄원한 점 고려"

지난해 팝스타 리처드 막스(54)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린 '대한항공 기내난동 사건'의 피고인이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박재성 판사는 13일 오후 열린 선고공판에서 항공보안법상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 및 업무방해, 상해, 재물손괴, 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임모(35)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임씨에게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이 2차례 기내에서 소란을 피운 행위는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도 "초범으로 피해자들에게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고 합의했고 피해자들도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임씨에 대해 징역 2년과 벌금 50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임씨의 변호인은 2월 열린 첫 재판에서 "검찰의 공소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는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피고인이 수면·불안장애와 함께 알코올 의존증세가 의심되는 점을 양형 결정에 참작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임씨는 지난해 12월 20일 오후 2시 20분께 베트남 하노이발 인천행 대한항공 여객기의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에서 술에 취해 2시간가량 난동을 부린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자신을 포승줄로 묶으려던 객실 사무장 A(37·여)씨 등 여성 승무원 4명의 얼굴과 복부 등을 때리고, 출장차 여객기에 탑승해 있다가 난동을 말리던 대한항공 소속 정비사에게 욕설과 함께 침을 뱉으며 정강이를 걷어찬 혐의도 받았다.

임씨는 베트남 하노이공항 라운지에서 양주 8잔을 마시고 항공기에 탑승한 뒤 기내 서비스로 위스키 2잔 반가량을 더 마신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사건에 앞서 지난해 9월 8일 대한항공 여객기 내에서 임씨가 일으킨 난동사건도 서울중앙지검으로부터 이송받아 함께 기소했다.

당시 임씨는 인천에서 베트남으로 가는 여객기 내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발 받침대와 쿠션 등 의자를 부수고 승무원들을 때렸다가 베트남 현지 경찰에 넘겨졌다.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