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이 주최하는 '2017 신춘음악회'가 12일 저녁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하모니시스트 이윤석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한경닷컴이 주최하는 '2017 신춘음악회'가 12일 저녁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하모니시스트 이윤석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최혁 한경닷컴 기자 chokob@hankyung.com
15cm에 불과한 하모니카 한 개에서 흘러나오는 연주가 800여명이 꽉 들어찬 공연장 곳곳으로 울려퍼졌다. 마에스트로 이경구 지휘자가 이끄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압도적인 연주에 객석에서 숨죽이던 관객들의 두 귀는 쫑긋 솟았다. 박현주 소프라노와 나승서 테너의 아리아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봄밤을 흠뻑 적셨다.

12일 저녁 서울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7 한경닷컴 신춘음악회'에서는 4월 봄밤을 꽉 채우는 클래식 선율이 공연장으로 쏟아져내렸다. 한경필은 관현악부터 하모니카와의 협연까지 새로운 도전과 실험을 선보이며 청중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공연은 오펜바흐의 '천국과 지옥 서곡'으로 막을 열었다. 명랑하고 감미로운 가락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곡은 원래 '지옥의 오르페우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곡은 목관악기와 현악기의 독주로 상쾌하게 전개됐다. 11분간 쉴 새 없이 쏟아진 선율은 1시간 넘게 이어진 공연의 시작으로 손색이 없었다.

이어 박현주 소프라노가 무대에 올라 '강 건너 봄이 오듯'을 선보였다. 이 곡의 가사는 송길자 시인의 작품 '소식'에서 따왔다. 봄을 기다리는 내용을 담은 이 노래는 박현주의 유려한 목소리와 어우러져 화사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내뿜었다.

나승서 테너는 작곡가 나운영의 '달밤'을 들고 올라왔다. 국내 가곡 중 오페라 아리아 창법과 기악적인 가락을 가장 잘 조화시켰다고 평가 받는 곡. 나승서는 굵지만 섬세하게 멜로디를 들려줬다.

2부는 대중들에게도 익숙한 '사운드 오브 뮤직' 메들리로 시작됐다. '도레미송', '에델바이스' 등 영화에 삽입된 여러 곡들을 편곡한 아름다운 멜로디를 설렘, 환희 등의 감정으로 한경필이 표현해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공연의 압권은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가 함께한 '톨레도: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스페인 환상곡'이었다. 전반은 스페인 전통 민속 춤곡인 플라멩고와 볼레로가 연달아 터져나왔다. 장엄한 한경필 연주 사이 곳곳을 파고드는 이윤석 하모니시스트의 놀라운 기교에 청중들은 감탄을 자아내는 모습이었다. 하모니카계의 '신성' 이윤석 하모니시스트는 격렬한 연주로 20명이 넘는 오케스트라와의 조화를 이뤄냈다.

경기 일산에서 공연을 관람 온 한 관객은 "하모니카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 연주는 다른 클래식 공연에선 볼 수 없는 광경"이라며 "생동감 있고 색다른 무대를 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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