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 건립
경기 양평군의 기독교 문화공간 더블유 스토리(W Story)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사진)가 건립됐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가정회복 운동을 전개해온 하이패밀리 대표 송길원 목사(59)는 10일 “500년 전 마틴 루터에게서 비롯된 종교개혁 정신을 이 시대에 되새겨보자는 의미에서 뜻있는 분들과 힘을 합쳐 기념교회를 세우게 됐다”며 “오는 20일 봉헌예배를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이패밀리가 양평군 서종면 도장리에 조성한 더블유 스토리는 약 8만9000㎡의 공간에 미술관, 도서관, 상담실, 가족치료실, 선교훈련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건축가 박민철이 설계한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교회는 연면적 2000여㎡의 3층 규모 건물이다. 흰색 외벽에는 하늘나라에서 예수가 아이들과 강강술래를 하며 뛰어노는 모습을 부조로 새겼다. 교회 바깥에는 천사 8명의 조각상을 세웠다.

교회 내 파이프 오르간은 종교개혁 정신을 담아낸 요소로 꼽힌다. 송 목사는 “파이프 오르간은 신자 개개인이 제사장이라는 루터의 만인제사장설을 뒷받침하는 표현수단으로서 평등사상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홍성훈 마이스터가 1년2개월 동안 제작한 파이프 오르간은 총 366개의 파이프로 구성됐다. 폭 3m, 높이 4.5m 규모에 무게가 2t에 달한다.

높이 4.5m의 대형 십자가상도 주목할 만하다. 심재현 작가가 곡선미를 살려 제작한 이 십자가상엔 기독교를 상징하는 12개의 물고기 형상이 새겨져 있다. 송 목사는 “해가 질 무렵이면 창문을 통해 들어온 빛에 의해 마치 ‘섀도 아트’처럼 흰 콘크리트 벽면에 십자가 형상을 드리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회당 안의 대형 스크린이 십자가를 가리거나 공연장인지 교회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체성을 잃은 교회가 많은 게 현실”이라며 “교회다운 교회를 짓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송 목사는 “종교개혁가들이 당시 발견한 세계관은 일상, 가정, 직업의 거룩함이었는데 물신주의에 무릎을 꿇은 듯한 지금의 교회 모습은 또 하나의 면죄부 판매인 셈”이라며 “삶과 신앙의 괴리를 극복하고 성경적 가정의 회복과 통일시대를 앞당기는 교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