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아문디자산운용이 국내 최초로 ‘인수금융 후순위 대출펀드’를 조성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조만간 3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후순위 대출펀드 투자자 모집에 나선다. 펀드 자금 중 절반은 농협중앙회 농협상호금융 등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로부터 끌어모을 계획이다. 나머지 절반은 국내 연기금 공제회 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조달할 방침이다.

인수금융이란 A기업이 B기업을 사들일 때 필요한 인수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B기업 지분을 담보로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빌리는 것을 말한다. 인수한 기업이 부도날 경우 채권을 변제받는 순서에 따라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뉜다. 후순위 대출은 선순위에 비해 리스크가 큰 대신 수익률은 높은 게 특징이다. 선순위 대출 펀드는 2014년 7월 신한BNP파리바가 처음 내놓은 이후 여러 자산운용사가 선보였지만, 후순위 대출펀드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이 펀드의 수익률이 연 6%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같은 조건이면 인수금융 후순위 대출펀드의 수익률이 선순위보다 연 1~2%포인트가량 높다”며 “저금리 시대를 맞아 연 5~6%대 수익률을 찾는 투자자 수요가 많은 만큼 NH-아문디자산운용을 시작으로 다른 운용사도 후순위 대출펀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만드는 인수금융 후순위 대출펀드의 투자 대상은 NH투자증권이 주선하는 인수금융으로 제한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대성산업가스를 사들일 때 인수금융을 주선하는 등 인수금융 시장의 강자로 평가받고 있다.

이동훈/유창재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