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주류업체인 하이트진로가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00원(0.49%) 오른 2만450원에 장을 마쳤다. 작년 고점 대비 35%가량 떨어진 2만원 초반대에서 석 달째 횡보하고 있다. 작년 말 하이트와 맥스 등 주요 맥주 가격을 6.3% 인상했지만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이트진로 주가가 부진한 이유로 수입 맥주의 시장 잠식을 꼽고 있다. 2013년 9만5211t이던 맥주 수입량은 2016년 22만508t으로 3년 만에 131.6% 증가했다. 여기에 오는 6월 롯데칠성이 맥주2공장을 완공해 ‘클라우드’ 맥주 생산을 늘리는 것도 하이트진로에는 부담이다.

하이트진로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20년 이상 일한 근로자를 기준으로 퇴직금에 더해 최대 30개월치 월급을 지급한다. 차재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전체 인력(3300여명)의 10% 이상이 희망퇴직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희망퇴직 비용을 반영한 1분기 영업이익은 증권사 추정치 296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5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부증권은 하이트진로 목표주가를 2만6000원에서 2만4500원으로 5.8% 하향했다. 다만 2분기부터는 희망퇴직 등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입 맥주 판매가 계속 늘고 있는 데다 하반기부터는 클라우드 생산량 확대로 국산 맥주업체와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