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1년에 두 번, 빌 게이츠가 혼자 되는 이유
성공한 지식노동자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빌 게이츠는 1년에 두 번 외부 접촉을 완전히 끊고 미래를 설계하는 ‘생각 주간’을 갖는다.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 시리즈를 집필하는 동안 소셜 미디어를 완전히 끊었다. 심리학자 카를 융은 호숫가 작은 마을에 별장을 짓고 자신만 들어갈 수 있는 방을 만들었다.

미국 학습 전문가 칼 뉴포트는 《딥 워크》에서 “이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한 것은 방해받지 않고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소개했다.

저자는 로봇이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에 새로운 승자가 되기 위해선 ‘딥 워크(Deep Work)’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지능력을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완전한 집중 상태에서 수행하는 직업적 활동을 뜻한다.

문제는 수많은 지식 노동자들이 딥 워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네트워크 접속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메일과 문자 서비스 같은 통신 서비스,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버즈피드와 레딧 같은 인포테인먼트 사이트 때문에 산만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정신 상태로는 창의적인 사고와 몰입이 불가능하다.

네트워크가 인간의 집중력을 퇴화시키면서 ‘몰입하는 인간’의 가치는 그만큼 높아졌다. 비즈니스 저술가 에릭 바커는 몰입 능력을 ‘21세기 초능력’이라고 표현했다. 뉴포트는 “딥 워크 능력을 신장하고 삶의 핵심으로 만든 소수는 크게 번창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딥 워크의 힘은 아니다. 뉴포트는 오후 5시30분이면 일을 마치고 ‘저녁이 있는 삶’을 유지한다. 집중에 방해되는 요인을 분석해 제거하고 딥 워크를 위한 시간을 확보한 덕분이다. 쏟아지는 업무를 처리하느라 정작 중요한 일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독자라면 읽어볼 만하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