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센터와 주한유럽연합(EU)대표부는 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에너지 프로슈머’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한덕수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앞줄 왼쪽 두 번째)과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EU대표부 대사(첫 번째) 등 정부 및 공공·민간기업 관계자 350여명이 참석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기후변화센터와 주한유럽연합(EU)대표부는 5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에너지 프로슈머’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엔 한덕수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앞줄 왼쪽 두 번째)과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EU대표부 대사(첫 번째) 등 정부 및 공공·민간기업 관계자 350여명이 참석했다.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모두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하는 신(新)기후체제에 대응하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생산자를 겸하는 ‘프로슈머’ 중심으로 에너지 시장을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전력중개 독점권 등의 규제를 없애야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기후변화센터와 주한유럽연합(EU)대표부는 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신기후체제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에너지 프로슈머’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EU대표부 대사 등 정부 및 공공·민간기업 관계자 350여명이 참석했다.

한덕수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신기후체제로 인해 에너지 시장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며 “대규모 전력을 생산하는 시스템이 소규모 분산 체제로 점차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슈머는 전력을 생산해 직접 사용하는 소비자이자 남는 전력을 시장에 파는 공급자로서 에너지 시장의 핵심 주체”라고 했다.

정부는 2015년 내놓은 ‘2030 에너지 신산업 확산전략’을 바탕으로 프로슈머 시장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작년 6월엔 소규모 사업자에게 전기공급·중개를 허용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은 “한국도 소비자들이 전기를 구매하는 것보다 직접 생산하는 게 경제적인 시점에 이르렀다”며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적으로 소규모 에너지를 거래할 수 있는 개방된 거래시스템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란 크라자식 자그레브대 교수는 “에너지 시장이 변화하면서 탈(脫)탄소화가 실현되고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EU는 에너지연합을 창설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5억명의 소비자를 가진, 세계에서 가장 큰 전력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제도적·법률적 장벽을 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김영환 한국전력거래소 신재생시장팀장은 “2007년 정부는 제주도에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를 조성했지만 지난 10년간 기대 효과를 얻지 못했다”며 “전기, 수도 등의 국가 독점은 시장 성장을 방해한다”고 말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네압폴리의 스텔리오스 플레이노아티스 대표는 “기업은 10년을 두고 의사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정부도 정책 방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