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2일 정우택 원내대표(맨 왼쪽)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첫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기 위해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오른쪽 두 번째)가 2일 정우택 원내대표(맨 왼쪽) 등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첫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기 위해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집권하면 해외로 나간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유도해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밝혔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이 허용하는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규정은 10만원·10만원·5만원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홍 후보는 지난 1일 발간된 김대식 동서대 일본어학과 교수와의 대담집 《변방에서 중심으로-홍준표가 답하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책 구상을 공개했다.

◆문재인 후보 공약과 차별화

[대선 D-36] 홍트럼프 "기업 유턴시켜 일자리 늘리고 공무원 수는 줄이겠다"
홍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하는 제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며 “그 일환으로 해외에 있는 국내 기업을 불러들이는 유인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이른바 ‘유턴 기업’에 세금 감면, 부지 무상임대 등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김영란법을 손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구체적으로 3·5·10(식사·선물·경조사비) 규정을 10·10·5로 바꾸겠다고 했다.

경제민주화에 대해선 “헌법의 본질적 가치인 자유주의적 시장경제 질서를 보완하는 개념이지 주개념이 아니다”며 “경제민주화를 메인 개념으로 내세우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필요하면 좌파 정책이라도 가져와서 써야 한다”며 “국익에 맞으면 좌파 정책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옛 야권이 주장하는 복지 정책에 대해선 “좌파 교육감들이 주도한 무상파티”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 후보는 고소득층은 무상보육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서민을 집중 지원하는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고 있다.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핵균형론’을 강조했다. 홍 후보는 “우리가 스스로 핵을 개발해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라고 보기에 내 주장은 핵무장론이 아니라 핵균형론”이라고 설명했다. 집권하면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를 위한 협상에 즉각 나서겠다는 것이 그의 공약이다.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의 보복에 대해선 “중국이 경제 보복을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거나 지속하면 한국 투자처를 동남아시아로 옮기거나 중국에 있는 기업 의 철수를 감행해야 한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공무원 수 감축 등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홍 후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공약을 “세금만 나눠 먹는 정책”이라고 비판하면서 “공무원 감축 등 사회 전반의 구조조정을 강행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또 “사법시험 폐지는 서민의 희망 사다리, 서민 자제의 등용문을 없앤 것”이라며 “모든 것을 서민 위주로 뜯어고칠 것이고 그 첫 번째가 사시 부활”이라고 강조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연 2회 시행해 최고점수로 응시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노무현·박근혜 정부 동시 비판

홍 후보는 박근혜 정부에 대해선 “안을 들여다보니 유치원생보다 못한 수준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상 초유의 국정 공백을 낳았고 최순실 같은 여자에게 국정농단을 시켰든 당했든 국민에게 상처를 줬다”며 “이것은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1일 한국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노무현 정부 당시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기춘(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합한 역할을 한 것이 문재인 후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자기 대장이 뇌물 먹고 자살할 때도 책임지지 않았다”며 “대통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람이 어떻게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와서 고개를 들고 다니냐”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집권하면 내각제를 운영하겠다”며 “원내 당협위원장이나 당내 사람을 장관으로 임명해 내각제 형태로 운영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에서 영입해 인사청문회에 내보내면 줄창 깨진다”며 “왜 대통령들이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기 위해 뛴 사람들을 등한시하는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