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관계를 몰랐다며 뇌물을 건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31일 열린 3차 준비기일에서다. 앞서 재판부는 신속한 심리를 위해 핵심 의혹에 대한 답변을 이 부회장 측에 요구했다. 구체적으로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관계를 알았는지 △삼성이 최씨 딸 정유라 씨를 지원했는지와 △했다면 그 이유 등이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이날 “(최씨에게 흘러간 금품을) 박 전 대통령이 받았다고 볼 수도 없고 이 부회장은 이런 사정을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씨는 박 전 대통령과 가족도 아니고 수입·지출을 함께 관리하지도 않았다”며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죄를 적용한 것은) 법리적으로 잘못됐다”고 했다.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세 차례 독대하면서 ‘부정한 청탁’을 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을 통해) 경영 문제를 해결하려고 생각하거나 시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단 기금 출연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에 대해선 “(배후에) 최씨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