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내주 본격시작…특검·변호인 '날선' 공방 예고
재판부 "양측 선을 넘는 자극적 발언·의견 안하길 기대"

400억원대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재판이 내주부터 본격 시작된다.

2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부회장과 삼성 경영진 등에 대한 3회 공판준비기일에서 재판부는 내달 7일 오전 10시 1차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두 번에 걸친 재판부 변경과 3번에 걸친 공판준비기일 끝에 이 부회장 재판은 본 궤도에 오르게 됐다.

재판부는 신속한 재판을 위해 주 3회 이상 심리를 계획했으나,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다른 재판 일정을 고려해 5월 중순까지는 주 2회 심리를 열기로 했다.

심리는 삼성 측의 정유라에 대한 승마 지원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특검의 입증계획서를 토대로 심리 계획을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 사건은 뇌물공여가 가장 중요하고 이는 승마·빙상·미르·K재단 4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그 중 승마 부분이 가장 중요해 거기서부터 차근차근 입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정청탁과 경영권 승계가 연결돼 있어 승마에 대한 입증취지를 하다보면 자연스럽계 승계 지원 부분도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도움을 기대하며 최씨 측에 총 433억원의 금전 또는 이익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 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으로 준 16억2천800만원, 정유라 승마 지원을 위해 최씨의 독일 현지법인 비덱스포츠(옛 코레스포츠)와 맺은 컨설팅 계약 규모 213억원을 포함한다.

이날에는 양측이 날선 공방을 벌여 앞으로 불꽃튀는 설전을 예고했다.

변호인 측은 1,2차 준비기일에 이어 '공소장이 위법하다'며 목소리를 높이는 등 특검의 공소 제기에 "할 말이 많다"고 몰아세웠다.

뇌물에 대한 공소사실에 대해서도 "경영권 승계작업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날을 세웠다.

이에 특검도 변호인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이 부회장 측이 제출한 의견서에 대해 '야당은 특검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라는 표현 등을 문제삼으며 "근거라 밝히라"고 요구했다.

안종범 전 수석의 수첩을 모두 제출해 달라는 변호인측 요구에 대해서도 "재판부에 제출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3자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내용이 많아 동의를 받아야 한다"며 견제했다.

양측 공방이 가열되자 재판부는 "선을 넘는 자극적 발언이나 의견은 안한 것 같다"며 "앞으로도 그러기를 기대한다"며 공판준비기일을 마무리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강애란 기자 taejong7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