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동성로 캠프VR 1호점에서 플레이어들이 VRis 게임을 즐기고 있다. 쓰리디팩토리  제공
대구광역시 동성로 캠프VR 1호점에서 플레이어들이 VRis 게임을 즐기고 있다. 쓰리디팩토리 제공
“가상의 괴수들을 정신없이 제압하다 보니 벌써 게임이 끝났어요. 넓은 공간에서 친구들과 같이 뛰어놀아 더욱 재미있었습니다.”

지난 8일 대구광역시 동성로 영스퀘어 4층에 있는 캠프VR(Virtual Reality) 1호점에서 나온 20대 여성이 상기된 얼굴로 소감을 전했다. 3D 전문기업인 쓰리디팩토리(대표 임태완)가 국내 최초로 문을 연 VRis(VR interactive space: 넓은 VR(가상현실) 공간을 이용한 상호작용) 게임방인 캠프VR 1호점에서 플레이어들은 백팩 형태로 제작된 컴퓨터와 연결된 VR 헤드셋을 착용한 채 팀 동료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한다. VRis의 핵심 기술은 천장에 부착된 초정밀 센싱 카메라로 플레이어들의 위치를 추적한 뒤 가상의 VR 영상을 동시에 전송하는 것이다. 기존 VR 게임은 플레이어 간에 네트워킹이 되지 않아 특정 공간에서 혼자 게임을 즐기는 데 그친다. 이런 장점으로 VRis 게임은 미국, 일본 등에서 지난해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클라이언트·서버 컴퓨팅 기술을 기반으로 초정밀 모션트래킹 센서를 이용하는 VRis 게임은 2015년 미국의 더 보이드(The Void)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쓰리디팩토리는 지난해 7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하고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DIP)이 수행한 ‘VR 관광 및 엔터테인먼트사업’의 주관 사업자로 선정돼 더 보이드 게임의 국산화를 추진했다. 정부 지원금 9억원과 자체 자금 9억원을 투입, 지난 1월 연구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과제 수행 기간에 멀티플레이어(4인용) FPS(First Person Shooting, 1인칭 슈팅) 게임뿐만 아니라 VR 레이싱 게임과 VR 공포체험 게임 등도 함께 개발했다. VR 레이싱 게임은 두 명이 대구 시내의 도로에서 운전하면서 승부를 볼 수 있다. 향후 중국 상하이와 같은 해외 도로도 추가할 예정이다. VR 공포체험은 커플 두 명이 하나의 가상 공간에서 공포를 함께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쓰리디팩토리는 동성로 1호점을 개설하는 데 개발 및 시설비 18억원, 보증금 3억원을 지출했다. 입장료는 1만9000원이고 VRis FPS 게임 비용은 1만원이다. 현재 오픈 특가로 50% 할인된 입장료를 받고 있다.

1호점에서 VRis 멀티플레이 FPS를 체험한 고객의 85%는 “매우 재미있었다”고 응답했다. 20~30대 여성의 경우 모두가 “매우 재미있었다”고 답했다. “어지럽다”고 응답한 고객은 3%에 그쳤다. VRis 게임은 가상현실에서 움직이는 방향으로 플레이어도 실제로 이동하는 만큼 일반 VR게임과는 달리 어지럼증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정확히 트래킹해 가상의 공간에 반영한 것도 도움을 주었다.

[Global View & Point] 친구들과 함께 뛰어다니며 '가상의 괴수' 물리치는 VR 게임방 인기
쓰리디팩토리는 지난 24일 서울 압구정동에 캠프VR 2호점을 개장했다. 859㎡(260여평) 규모인 1호점과 달리 2호점은 165㎡(50여평) 규모로 소자본 창업자들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활용된다. 쓰리디팩토리는 캠프VR 창업설명회를 31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연다. 230㎡(70여평) 면적으로 창업하는 비용은 2억원 수준이다. 예상 매출은 월 3000만원. 쓰리디팩토리 관계자는 “호주 제로 레이턴시 가맹점 중의 하나인 일본 도쿄 조이폴리스점은 지난해 8월 개점한 뒤 하루 평균 8400만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의 입장료는 평일 1만8000원, 주말 2만원이다. 1회 최대 6명이 즐길 수 있다. 쓰리디팩토리는 올해 90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모집할 계획이다. 게임 하드웨어는 3~4년간 업그레이드가 필요 없으며 게임 콘텐츠는 6개월에 한 번씩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이 비용은 회당 900만원이다.

쓰리디팩토리는 지난해 6월 가수 김광석의 얼굴을 복원한 뒤 대구에서 국내 최초로 ‘청춘, 그 빛나는 김광석’이란 이름의 홀로그램 공연을 열어 화제를 모았다. 홀로그램, VR, 증강현실(AR), 무안경 3D 등 차세대 3D 분야의 선도기업이다.

최승욱 미디어기획부장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