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모빌아이 한국지사장 "AI, 조만간 자동차 필수품 될 것"
“모빌아이가 인텔에 인수된다는 소식이 발표되기 직전 본사에서 이스라엘과 해외 지사의 모든 직원을 불러다 화상회의를 했어요. 다들 영문도 모르고 화면 앞에 앉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인텔이 그렇게 큰 금액으로 우리 회사를 살 거라곤 전혀 상상도 못했으니까요.”

지난 13일 인텔이 153억달러(약 17조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한 이스라엘 ADAS(첨단운전자보조장치) 제품 및 시스템 개발사 모빌아이의 박성욱 한국지사장(47·사진)을 최근 서울 회현동 스테이트타워남산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모빌아이는 ADAS 분야 세계 1위다. 전방추돌, 안전거리 확보, 차선 이탈, 보행자·자전거주행자 충돌 등 각종 사고 예방 경보 및 속도제한 표지판 인식이 대표적 기능이다. 특히 자동차 속도와 거리 계산, 사람 및 표지판 인식 등 각종 시스템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카메라 기술이 독보적이다. 최대 2.7초 안에 경보가 울려 사고를 예방한다.

박 지사장은 “AI와 자동차 사고 예방 시스템을 결합한 건 모빌아이가 유일하다”며 “인텔이 모빌아이를 탐낸 이유도 이 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후방 자동차 사고를 막기 위한 ADAS 사업을 하는 회사는 여럿 있어요. 하지만 사람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어느 방향으로 갈지 계산해주는 기술 수준까지 간 곳은 모빌아이밖에 없습니다. AI에 목마른 인텔로선 매우 탐나는 기업이었을 거라 생각해요. ADAS는 자율주행자동차로 가는 첫걸음이고 이 분야엔 AI 기술이 필수적이거든요.”

모빌아이는 2014년 한국에 진출했다. 현재 현대·기아자동차, 천안시내 택시 등에 납품 중이다. 본사에서 파견된 임직원은 박 지사장 혼자다. 그는 “한국은 아직 ADAS가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조만간 블랙박스나 내비게이션처럼 자동차 필수품이 될 것으로 본다”며 “자동차 장비 얼리어답터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했다.

한양대 경영학과 출신인 박 지사장은 당시 LG텔레콤을 거쳐 정보기술(IT) 관련 개인 사업을 하다가 2013년부터 모빌아이에 합류했다.

그는 “당시 친한 유대인 친구가 있었는데 그가 모빌아이에서 서열 3위 격이었다”며 “내게 입사를 권유한 뒤 정작 본인은 독립해서 다른 회사를 창업했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스라엘엔 창업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많아요.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걸 구체화하는 능력이 매우 뛰어나죠. 늘 볼 때마다 참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