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즐기는 편의점 식품에도 '작은 사치'
‘송로버섯(트러플), 벨기에 생초콜릿, 마다가스카르 버번 바닐라빈, 프랑스 게랑드 소금….’

과거 이런 식자재는 호텔이나 유명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에서나 사용했다. 그러나 요즘은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컵 커피, 과자 등에도 쓰인다. 식품업계에도 ‘프리미엄 재료’ 바람이 불고 있다. 가격은 1000~4000원밖에 안 하지만 까다로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재료를 차별화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컵 커피 ‘바리스타룰스’에 벨기에 생초콜릿과 마다가스카르 버번 바닐라빈 등을 넣은 신제품을 지난달 내놨다. 바리스타룰스는 국내 컵 커피 시장 점유율 1위(32%) 브랜드다.

신제품 ‘벨지엄 쇼콜라 모카’와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 라떼’ 등은 희귀한 고산지 원두 가운데 세계적인 원두 대회 C.O.E(Cup of Excellence)에서 우승한 코스타리카의 최상급 원두를 사용했다. 핸드드립 추출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고, 여기에 벨기에 생초콜릿, 마다가스카르 버번 바닐라빈을 혼합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벨기에산 생초콜릿은 같은 제품군에서도 가장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고, 마다가스카르 바닐라빈도 희소성 있는 천연 식재료”라며 “차별화하기 위해 재료를 엄선했다”고 말했다.

농심은 감자칩에 세계 3대 식재료인 트러플을 넣어 프리미엄 감자칩 ‘수미칩 프라임’을 만들었다. 이탈리아산 블랙트러플로 시즈닝했다. 국산 생감자칩은 1980년 농심 포테토칩이 등장한 이후 주로 소금, 양파 등이 시즈닝 재료로 쓰였다. 지난 3~4년간 랍스터 맛, 간장치킨 맛, 토마토스파게티 맛 등을 더한 개성 있는 제품이 쏟아져 나왔다. 농심 관계자는 “높아지는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식재료 중에서도 최고급으로 꼽히는 트러플을 3㎜의 두툼한 수미감자칩에 입혔다”고 설명했다.

오리온은 지난 2월 프리미엄 생브라우니와 생크림치즈롤을 선보였다. 한국야쿠르트 판매망을 통해 하루 300세트만 판매하고 있다. 생브라우니는 이탈리아 리얼 초콜릿과 벨기에산 버터 등 고급 재료를 사용했다. 생크림치즈롤은 이탈리아 리얼 초콜릿과 호주산 타투라 크림 치즈, 프랑스 게랑드 소금 등을 썼다. 김형석 오리온 신규사업부문 전무는 “고급 재료를 사용한 새로운 디저트를 계속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