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개발 중인 자율주행차. / 사진=네이버 제공
[ 박희진 기자 ] 네이버의 자율주행차가 3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 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었다. 네이버는 도로 위 사물을 스스로 인지해 경로를 계획하고 차선을 변경하는 기술 등을 선보이며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예고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율주행차는 지난달 네이버가 국내 정보기술(IT) 업계 최초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임시운행 허가를 받은 차량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자율주행 기준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갖추고 있다. 레벨3는 고속도로 등 정해진 구역 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이다. 운전자는 긴급 상황에서만 개입을 한다.

네이버와 네이버랩스는 2017 서울모터쇼에서 'All Ways Connected, Always Intelligent'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1000㎡의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제품, 3차원 실내지도 맵핑 로봇 'M1' 등을 선보인다.

◆네이버랩스, '생활환경지능' 기술 개발

네이버랩스는 이날 2017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언론공개) 행사에서 '공간'과 '이동'에 대한 지능 연구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네이버랩스 대표는 "네이버랩스는 공간과 이동에 대한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사용자를 둘러싼 공간과 환경을 이해하고 지능적인 이동성이 만들어 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생활환경지능은 생활 속 다양한 상황을 인지해 필요한 순간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과 서비스를 의미한다는 게 네이버 측 설명이다. 인공지능(AI)과 로봇기술의 융합을 통한 생활공간의 정보화가 생활환경지능 개발의 목표다.

송 대표는 "사용자들의 발길이 닿는 무수한 공간과 이동 경로를 데이터화 해 그들의 삶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인지'에 집중한 자율주행차

네이버랩스는 자율주행 기술 중에서도 '인지'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인지 분야는 자율주행에서 인간의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자기 위치와 사물의 인식 및 분류, 상황 판단 등을 처리한다.

송 대표는 "기계학습 기반의 기술을 실제 차량 주행에 접목시키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경제적이고도 정확도가 높은 인지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게 네이버랩스만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랩스는 딥러닝 기반의 이미지 인식 기술을 통해 도로 위의 사물과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해 차량 경로를 계획하는 기술을 공개했다. 측후방 영상에서 빈 공간을 판단해 차선 변경 가능 여부도 스스로 판단했다.
[2017 서울모터쇼] 네이버가 시동 건 자율주행차, 뭐가 다를까
◆네이버 서비스 담은 차량 인포테인먼트

네이버랩스는 또 차량 내 개인 환경에 최적화된 인포테인먼트인 IVI 플랫폼과 이를 구현한 시제품을 공개했다.

IVI는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정보 시스템, 기기를 총칭한다. 음악 영화 게임 TV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내비게이션, 모바일 기기와 연동된 다양한 서비스 또는 기술을 말한다.

네이버랩스의 IVI는 주의분산이 최소화된 사용자경험(UX), 절제된 음성 인터페이스로 운전 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사용자가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을 하면, 어느 차량에서나 동일한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다.

네이버 지도와 연계된 내비게이션을 통해 저장해 놓은 목적지로 바로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네이버 날씨 캘린더 뮤직 라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
[2017 서울모터쇼] 네이버가 시동 건 자율주행차, 뭐가 다를까
◆로봇이 3차원 실내지도 완성

네이버랩스는 도로와 구조물로 이뤄진 모형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3차원 실내 정밀지도 제작 로봇인 'M1'을 공개했다. M1은 스스로 주행하며 3D 정밀지도를 만드는 과정을 시연했다.

M1은 자율주행 기술뿐 아니라 3차원 실내 지도를 만들 수 있는 '실시간 3D SLAM'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됐다. 레이저로 스캔한 무수히 많은 점 데이터를 3차원 공간 데이터로 변환한 다음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붙여 3차원 지도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네이버랩스는 위성위치추적(GPS)이 잡히지 않는 실내공간의 디지털화를 위해 로봇 M1을 개발했다. M1으로 제작한 3D 정밀지도를 통해 대규모 실내공간에서도 현재 위치를 간단히 파악하고 길 찾기가 가능해졌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