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고성능 스포츠 세단 '스팅어'가 마침내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기아차는 3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7 서울모터쇼 프레스데이에서 스팅어를 아시아 최초로 선보였다. 앞서 2017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공개됐지만 국내에선 처음이다.

기아차가 고급화 전략의 일환으로 특별 제작한 스팅어의 독자 엠블럼도 모터쇼 현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기아차는 국내에서만 이 엠블럼을 쓰고 해외에서는 기아차 다른 차량에 쓰는 타원형 내에 ‘KIA’가 쓰여 있는 엠블럼을 사용한다.

'찌르다, 쏘다'라는 뜻을 가진 스팅어는 이름과 같이 항공기 디자인을 모티브로 삼은 역동적인 모습이 단연 돋보인다. 기아차 특유의 호랑이 코 그릴 양쪽으로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가 달렸다. 대형 공기 흡입구는 꽉 들어차 높은 성능을 가늠할 수 있다.

길이는 4830㎜, 폭 1870㎜, 높이 1400㎜, 앞뒤 바퀴 간 거리(휠베이스) 2905㎜다. 높이가 낮아 스포츠 세단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고, 초고장력 강판을 55%가량 적용해 차체 강성(비틀림을 견디는 힘)도 대폭 강화했다.

엔진은 2.0L 4기통 터보 직분사(GDi)와 3.3L 6기통 트윈 터보 GDi 등 두 종류가 얹혀졌다. 3.3 터보 모델은 최고 출력 370마력, 최대 토크 52.0kgf.m의 성능을 낸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3.3 트윈 터보 GDi 모델의 경우 4.9초에 불과하다. 기아차는 물론이고 국산 차량 가운데서도 가장 빠르다.

후륜구동 외에 4륜구동 모델도 함께 개발된다. 기아차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과 미국 캘리포니아 모하비 시험장, 스웨덴 북부 소도시 아르예플로그 등에서 스팅어의 주행 성능을 검증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스팅어는 외관과 주행성능 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앞뒤 차급과 간섭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격이 성공의 가늠쇠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차는 오는 5월 국내 출시 예정인 스팅어의 최저 가격을 3000만원대 후반으로 책정했다. 2.0 터보의 최하위 트림(세부 모델) 가격은 3000만원대 후반, 주력 트림은 4000만원대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3.3 터보는 5000만원 수준으로 전해졌다.

김창식 기아차 부사장은 "디자인 경쟁력을 계승하면서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극대화한 후륜구동 차량 스팅어가 기아차 고급화 전략의 첫 번째 모델"이라며 "내년에는 그 두 번째 모델로 K9 후속 차량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스팅어
기아자동차 스팅어
고양=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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