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도시, 돈도 사람도 빨아들인다
일본 도쿄 외곽인 스미다구 오시아게 지역. 화물차량 차고와 전철역밖에 없던 이곳은 2012년 5월 도쿄 스카이트리(634m)가 세워진 뒤 확 달라졌다. 하루 유동인구가 1만명도 안 되던 이곳에 매일 수십만명이 모인다. 벚꽃이 필 때 외엔 거의 찾아볼 수 없던 해외 관광객도 연간 550만명으로 늘었다. 단순한 초고층 전파탑이 아니라 쇼핑과 미식, 오락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하늘 위 도시’가 들어서면서 생긴 변화다.

‘스카이 타워’ 경쟁이 불붙었다. 격전지는 아시아다. 2000년 초반 홍콩에서 시작된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은 2010년 이후 아시아 허브도시를 노리는 싱가포르와 두바이, 도쿄로 확산됐다. 이들 도시는 초고층 빌딩을 앞세워 세계도시경쟁력(GPCI) 순위에서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랜드마크 건물에 문화와 숙박, 쇼핑, 교류 등 도시의 주요 기능을 모두 넣어 돈과 사람을 빨아들이고 있다.

한국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음달 3일 세계에서 다섯 번째,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높은 롯데월드타워(555m)가 문을 연다. 자본과 기술을 앞세워 높게만 지은, 과시하기 위한 건축물이 아니라 도시와 조화를 이루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21세기형 랜드마크’를 추구한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영향 등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지역 관광객은 물론 글로벌 비즈니스맨까지 서울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도쿄=정인설/두바이=강영연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