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에 18억달러(약 2조55억원)를 투자해 지분 5%를 확보했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의 협력을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 28일 미국증권거래위원회에 테슬라 주식 약 816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로써 텐센트는 엘론 머스크 테슬라 회장(지분율 21%), 피델리티(13%), 베일리기포드(8.1%), 로프라이스(7.3%)에 이어 테슬라의 5대 주주가 됐다.

머스크 회장은 이날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텐센트를 테슬라의 투자자 및 조언자로 받아들이게 돼 기쁘다”고 썼다.

텐센트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2.7% 상승했다.

테슬라는 이번 투자 유치로 올해 내놓을 보급형 전기차 ‘모델 3’를 양산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텐센트로서는 최근 3년 새 고속성장하고 있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테슬라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8%에서 지난해 15%로 뛰었다.

테슬라는 상하이 인근에 첫 중국 현지 생산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FT는 “중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테슬라 차량에 모바일 결제시스템, 전자상거래, 내비게이션, 인공지능(AI) 등의 각종 서비스를 적용하기 위해 텐센트가 이번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텐센트는 테슬라에 투자하기 전에도 중국 전기차 개발업체 허셰푸텅, 넥스트EV 등에 투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