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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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하나 기자 ] AI(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IPTV(인터넷TV), 로봇,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4차 산업혁명을 대변하는 기술 용어들이다. 용어만 보면 거창해 보이는데다 먼 미래로 생각돼 멀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은 집 안에서부터 쉽게 접할 수 있을 전망이다.

바로 가전제품을 통해서다. 어느 집 주방에나 놓여있는 냉장고가 '허브' 역할을 하고 다른 가전제품들에는 AI와 통신기능이 탑재된다. 사람의 말을 알아듣거나 그들끼리 소통을 하면서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가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LG전자가 이를 주도하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홈' 시장이 펼쳐지고 있다. 프리미엄급이나 일부 개별 제품별로 업그레이드하기 보다는 모든 가전들에 AI 기능을 담는게 특징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구성기 상무(오른쪽)가 '2017년형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를 소개하고 있다. (자료 삼성전자)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구성기 상무(오른쪽)가 '2017년형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를 소개하고 있다. (자료 삼성전자)
◆삼성전자, 음성인식으로 제어하는 냉장고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

북미나 유럽에서 열렸던 가전전시회에서도 이러한 기능들은 수차례 소개됐다. 미래를 소개하는 동영상이나 과학관 등에서도 시연된 바 있다보니 '언젠가는 그렇게 되겠지' 정도의 막연한 기대정도에 그쳤다.

기존의 가전제품에도 이러한 기능들이 알게 모르게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예전에는 소비자가 직접 누르거나 보고 이해하는 수준을 뛰어넘었다. 음성을 통해 명령하고 실행된 결과를 받아볼 수 있고, 집안의 환경을 스스로 가전제품이 스스로 판단해 제어하는 기능까지 담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당장 가전제품 매장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직접 사기만 하면 우리집이 4차 산업혁명의 한 가운데로 들어간다는 얘기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를 먼저 알린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서울 논현동 쿤스트할레에서 ‘셰프컬렉션 익스피리언스 데이’를 열고 차세대 스마트 기능을 대거 탑재한 차세대 냉장고인 ‘2017년형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를 소개했다.

'셰프컬렉션 패밀리허브'의 핵심 키워드는 음성인식이다.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제어가 가능하다. 별도의 화면 터치 없이 인터넷 검색, 쇼핑, 일정 관리, 라디오 실행 등 다양한 기능을 음성만으로 제어할 수 있다. 식재료 보관부터 쇼핑까지 한번에 가능한 ‘푸드 매니지먼트’, 가족간의 추억과 일정을 관리해주는 ‘패밀리 커뮤니케이션’ 등의 기능이 있다.

이마트 애플리케이션과 4월 도입 예정인 삼성 페이를 통해 구매부터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다. 대형화면으로 스마트폰의 화면을 그대로 즐기는 ‘폰 미러링’과 냉장고 도어 하단의 스피커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오늘의 날씨와 TV, 라디오도 냉장고에서 보고 들을 수 있다.
LG전자는 ‘딥 러닝’ 기술인  ‘딥씽큐'를 탑재한 가전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자료 LG전자)
LG전자는 ‘딥 러닝’ 기술인 ‘딥씽큐'를 탑재한 가전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자료 LG전자)
◆ LG전자, "올해 인공지능 가전의 원년될 것"

LG전자는 올해 초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인공지능 에어컨을 출시한 데 이어 냉장고, 로봇청소기, 드럼세탁기 등 주요 가전에도 인공지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인다. 올해가 인공지능 가전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제품들에 인공지능을 적용하고 있다.

이들 제품에는 독자 개발한 ‘딥 러닝(Deep Learning)’ 기술 ‘딥씽큐(DeepThinQ)’를 탑재했다. 인공지능 가전은 고객의 사용 패턴과 주변 환경을 스스로 분석해서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방식으로 작동한다.

인공지능 휘센 듀얼 에어컨은 딥씽큐 기반의 ‘스마트케어’ 기능을 탑재했다. 에어컨은 공간학습 인체감지 센서를 통해 실내 환경을 감지하고 사람의 위치와 수를 파악해서 냉방 공간, 냉방 모드, 공기청정 가동 등을 스스로 결정한다. 사람이 머무르는 공간에만 집중적으로 시원한 바람을 내보내는 쾌속냉방 구간에서는 실내 전체를 냉방할 때보다 최대 20.5%의 에너지를 아껴준다.

인공지능 디오스 냉장고는 각종 센서를 통해 고객이 제품을 사용하는 패턴, 제품이 설치된 장소의 온도와 습도 등을 파악한다. 도어가 열리는 횟수와 시간을 분석해 사용자가 도어를 거의 열지 않는 시간대에는 자동으로 절전 운전을 한다. 온도와 습도가 높은 한여름에는 음식물이 쉽게 상하지 않도록 제균 기능을 최고 단계인 ‘파워 모드’로 설정한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로보킹 터보플러스'는 장애물을 스스로 판단해 보다 꼼꼼하게 청소한다. 기존에 로보킹 터보플러스를 구매한 고객들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로보킹의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더 똑똑해진 청소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 적용된 트롬 세탁기는 다음달 출시될 예정이다. 세탁기가 날씨 정보를 파악하고 최적화된 세탁 옵션을 찾아낸다. 습한 날씨에는 보다 강력한 탈수를 제공하고,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헹굼 시간을 추가한다. 세탁기가 스스로 운전 패턴을 학습할 수 있어 고객이 자주 적용하는 세탁옵션을 기억했다가 상황에 맞는 세탁옵션을 스스로 추천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생활의 중심에 놓여 있는 가전이 편리성을 극대화한 프리미엄 가전에서 스마트홈 가전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해 모든 가전이 연결되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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