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세 번째 경선지인 부산·경남(PK)에서도 압승했다. 안 전 대표는 호남에서의 압승 여세를 몰아 사실상 대세를 굳혔다는 평가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울산·경남 경선에서 총 유효투표 1만151표 중 7561표(74.49%)를 얻어 1위에 올랐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1775표(17.49%),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815표(8.03%)를 얻었다.

호남 경선을 포함한 세 차례 경선 합산 결과 안 전 대표는 총 유효투표 10만2614표 중 6만7292표(65.58%)를 확보해 손 전 대표(2만3482표, 22.88%)와 박 부의장(1만1840표, 11.54%)을 큰 표차로 따돌렸다. 안 전 대표는 경선 결과에 대해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고향인 부산·울산·경남 시민들이 뜨거운 지지를 보내줬다”며 “호남에 이은 부산·울산·경남의 지지가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후보자 합동 연설에서 “문재인을 이길 승부사이자 개혁가, 혁신가가 누구겠냐”며 “문재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후보는 안철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표를 겨냥해 “이 나라를 또다시 패권주의 세력에 맡길 수 없다”며 “선거 때만 지지를 얻으려 하는 사람을 뽑아선 안 된다. 한 번 속으면 실수지만, 두 번 속으면 바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손 전 대표 측 김유정 대변인은 경선 결과에 대해 “참으로 답답하다”며 “유구무언”이라고 했다.

초반 경선을 모두 압도적으로 승리하며 승기를 잡은 안 전 대표 측은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안 전 대표 측은 후발주자인 손 전 대표 측과 박 부의장 측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각별히 신경 쓰는 모양새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 절대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겸손한 모습을 당부했다”고 전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어 부산·울산·경남 경선 투표시간을 오후 6시에서 오후 7시까지로 1시간 연장했다. 예상보다 저조하게 나타난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기대 이상 흥행에 성공한 호남 경선에 비해 영남 경선은 당세가 약한 데다 평일에 열리는 바람에 투표율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당 현장 순회경선은 △대구·경북·강원(30일) △경기(4월1일) △서울·인천(2일) △대전·충남·충북·세종(4일) 순으로 열린다. 20%가 반영되는 여론조사는 다음달 3~4일 한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