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사회에도 가부장적 이념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여자들이 있지 않았을까요. 기생이 아마 그런 부류였을 것 같아요. 사대부 계층을 위해 복무하면서 분열된 사고를 하고 그 질서 안에 있었을 겁니다.”

장편소설 《세뇨리따 꼬레아》(나남)를 낸 유하령 작가는 28일 서울 관훈동 관훈클럽신영연구기금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뇨리따 꼬레아》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포로로 잡혀갔다가 세계 곳곳을 떠돌게 된 두 기생의 얘기를 담은 작품이다.

소설의 무대는 대항해 시대 곳곳이다. 포르투갈과 네덜란드의 해상 전투, 선상 반란, 인도의 향락 문화 등이 다채롭게 등장한다. 유 작가는 남편인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일본의 고서점까지 뒤져 찾아낸 사료를 바탕으로 작품을 썼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