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안드로이드페이가 이르면 5월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LG전자도 6월께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인 LG페이를 신형 스마트폰 G6에 탑재할 계획이다. 국내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은 보안 기술이나 결제 방식, 사용처 등에 따라 서비스별 장단점이 뚜렷해 아직 절대 강자가 출현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신규 주자와 삼성페이(오프라인) 네이버페이(인터넷) 카카오페이(메신저) 등 기존 서비스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구글페이 상륙 임박…불붙은 '간편결제' 대전
◆구글·LG “출격 준비 끝”

27일 정보기술(IT)·금융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최근 안드로이드페이의 국내 서비스를 위한 사업 협력 계약 초안을 신한 현대 롯데 하나 등 4개 카드사에 송부했다. 출시 목표는 5월로 잡았다. 구글코리아 관계자는 “공식 출시 전까지 코멘트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구글 측은 단계적으로 국내 모든 카드사와 연계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카드 관계자도 “현재까지 계약상 특별한 장애물은 없다”며 “시스템 연계, 약관 심사 등 과정을 거쳐 이르면 5월께 출시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LG전자는 오는 6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난 10일 출시된 G6에 LG페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내 8개 카드사와 협의 중이며 이미 7개사가 LG페이 서비스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같은 듯 다른 서비스

안드로이드페이와 LG페이는 똑같이 스마트폰에서 공인인증서 없이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문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이지만, 핵심 기술은 다르다. 안드로이드페이는 국내에서 교통카드 ‘티머니’로 대표되는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을 채택하고 있다. 별다른 인증 과정 없이 스마트폰이나 카드를 NFC 단말기에 갖다 대면 ‘삑’ 소리와 함께 결제가 이뤄진다. 간편하고 보안성도 높지만 국내에 NFC 단말기를 지원하는 가맹점이 많지 않다는 게 흠이다.

LG페이는 미국 결제 솔루션 기업인 다이내믹스와 협력해 무선마그네틱통신(WMC) 기술을 사용한다. 국내 대부분의 오프라인 상점에 깔린 마그네틱 카드 단말기와 호환된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이미 2015년 8월부터 비슷한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로 시장을 선점해가고 있는 삼성페이(누적 결제액 2조~3조원)를 공략해야 하는 어려움을 안고 있다.

◆‘페이 춘추전국시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페이코(NHN엔터테인먼트) 등 인터넷 포털사들의 공세도 만만찮다. 네이버페이는 네이버쇼핑 웹툰 등 온라인 플랫폼과 연동을 무기로 국내 최대 간편결제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다만 오프라인에서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기존 카드(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해 삼성페이에 밀리는 모양새다. 네이버페이의 작년 말 누적 가입자 수는 2100만명, 가맹점 수와 거래액은 각각 12만개와 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페이도 메신저 기반의 간편결제 서비스로 가입자 1400만명을 확보했다. 다음달 초 카카오에서 분사하는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로부터 2억달러(약 2300억원)를 투자받아 가맹점 및 가입자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온·오프라인 겸용인 페이코는 가입자 630만명, 누적 결제액 1조1000억원, 월 결제액 1100억원 수준이다.

IT업계 관계자는 “간편결제 업체들이 결제 금액의 3.5%가량을 수수료로 받고 있지만 사용자를 늘리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워낙 커 이익은 거의 나지 않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사용자 및 가맹점 수가 많아질수록 효율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시장을 선점하려는 주요 사업자 간 ‘치킨 게임’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호기/윤희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