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빠진 트럼프노믹스…원·달러 환율 급락
원·달러 환율이 급락(원화가치 상승)하며 5개월 만에 달러당 1110원대로 떨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트럼프 케어’가 무산되자 달러가치가 하락세를 탔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원80전 하락한 달러당 1112원80전으로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원60전 하락한 달러당 1115원으로 출발한 뒤 꾸준히 하락폭을 키웠다. 종가 기준으로는 작년 10월10일(1108원40전) 이후 최저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트럼프 케어를 위한 법안 표결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케어(의료보험개혁법)를 폐지하고 트럼프 케어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했지만 같은 당인 공화당 내 반발에 부딪혔다.

올초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때는 성장과 부양에 초점을 맞춘 ‘트럼프노믹스(트럼프의 경제정책)’ 기대감으로 달러가치가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케어 무산으로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세제개편안도 국회에서 쉽게 통과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확산되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115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선정 우려 속에 꾸준히 하락했다. 다음달 미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면 원화 강세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도 원화가치를 끌어올린 요인이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