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사진 전형진 기자
서건창. 사진 전형진 기자
넥센 히어로즈 주장 서건창이 올 시즌 가장 주목할 선수로 ‘바람의 손자’ 이정후를 꼽았다.

서건창은 27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린 ‘2017 타이어O뱅크 미디어데이’에서 “이정후는 모두가 놀랄 만한 성적을 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건창은 “이정후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진짜가 나타났다’는 말이 나올 만큼 타격 자질이 뛰어나다”면서 “야구계에서 그를 주목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의 아들인 이정후는 시범경기 타율 0.455(35타수 15)안타를 기록하는 돌풍을 일으키며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는 선수다. 시범경기 12경기에서 나서 멀티히트를 3차례 기록했고 22일 롯데전에선 4안타, 25일 삼성전에선 3안타를 쳤다.

이정후가 올 시즌 신인왕 수상에 성공할 경우 넥센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는 2012년 서건창, 2016년 신재영에 이은 세 번째다. ‘중고 신인’이 아닌 순수 신인으론 처음이다.

‘신인왕 선배’인 서건창은 “정규시즌에 돌입하면 이정후에 대한 상대 투수들의 대응이 달라지겠지만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대로 한다면 문제 없을 것 같다”며 ‘바람의 손자’의 돌풍을 낙관했다.

서건창은 지난해 신인왕 수상자인 동료 신재영에 대해서도 “나는 부족할 때 신인왕을 받아 2년차에 부진했다”면서 “신재영은 갖춰진 게 있어 부상만 조심하다면 올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건창. 사진 전형진 기자
서건창. 사진 전형진 기자
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서건창은 걱정할 것 없다는 반응이다. 넥센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단장(고형욱)과 감독(장정석)이 교체되며 팀 분위기가 어수선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서건창은 “새로운 분들이 오신 것도 아니고 원래 팀에 계시던 분들이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것 없다”면서 “선수들의 편의를 봐주는 대신 프로다운 모습과 자발적인 모습을 요구하고 계시기 때문에 주장인 내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건창은 “감독님의 지시를 선수들에게 제대로 전달해야 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말보단 행동으로 솔선수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건창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유일하게 한 시즌 200안타를 기록한 선수다. 팀당 128게임 체제이던 2014년 201안타를 쳐 당시 동료이던 박병호와 강정호를 제치고 최우수선수상(MVP)를 받았다. 팀당 144게임 체제로 바뀐 지난 시즌도 200안타를 기록한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다시 200안타에 도전할 의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서건창은 “시즌마다 똑같이 노력할 뿐 목표를 설정해 두고 준비하진 않는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시즌을 앞두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해 체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특별히 부담이 오거나 하는 것은 없다”면서 “야구팬들이 WBC 성적에 실망한 부분을 시즌에 만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건창은 시범경기부터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WBC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MLB) 기준인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부터 스트라이크존을 최대한 넓게 판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건창은 “달라졌다는 걸 확실히 체감하고 있다”면서 “타격존을 넓게 설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형진 한경닷컴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