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호 샤인바이오 대표, 초기 바이오 기술 찾아 제약사에 이전…"항암제 등 상용화 목표"
‘김앤장법률사무소, 메디포스트, 디엔에이링크….’

한성호 샤인바이오 대표(사진)가 지난 10여년 동안 거친 곳들이다. 여러 직장에서 일한 경력이 한 대표에게는 바이오 벤처기업 창업의 귀한 자산이 됐다. 샤인바이오는 지난해 3월 설립된 회사다. 기존 바이오 벤처기업이 창업자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설립됐다면 샤인바이오는 가능성 있는 바이오 기술을 찾아 개발한 뒤 국내외 대형 제약사에 기술이전하는 새로운 형태의 사업모델을 추구하는 바이오 벤처기업이다.

한 대표는 26일 “지난해 창업 후 국내 과학자 30여명을 만났다”며 “이들로부터 발굴한 인간항체마우스, 뇌신경계 치료제, 항암제 등 크게 세 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 대표는 서울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미국 테네시주립대 의대에서 신경해부학과 신경생물학 박사 과정을 거쳤다.

귀국 후 김앤장법률사무소에서 미국 생명공학회사 제넨텍의 특허 업무를 맡았다. 이후 줄기세포 치료제 전문기업 메디포스트 사업개발본부장,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 디엔에이링크 사업개발이사를 거쳤다.

신약 개발의 열망이 있었던 한 대표가 자체 기술 없이 창업에 뛰어든 것은 신약 상용화에는 기술 못지않게 중개연구와 특허 등의 요소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더라도 대형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연구 데이터를 확보하고 특허를 갖춰야 한다. 다국적 기업과의 네트워크와 협상 기술도 중요하다. 한 대표는 기초 연구는 국내 연구진에 맡기고 다른 분야에 집중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여러 기업에서 일하면서 신약 개발을 위한 전(全) 주기를 경험했다”며 “다국적 제약사가 외부 기업과 기술 협력을 하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사업 모델로 갖춘 것”이라고 했다.

샤인바이오가 개발을 추진 중인 치매 등 뇌신경계 치료제는 최강열 연세대 교수에게서 기술을 이전받은 것이다. 이 기술은 환자의 뇌에 줄기세포를 직접 이식하지 않고 약물을 투여해 환자 뇌에 존재하는 신경줄기세포의 작용을 활성화하는 게 핵심이다.

이호 국립암센터 교수 등과는 항체 신약 개발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인간항체마우스’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항암제 분야에서는 암세포로 성장하는 종양줄기세포를 억제하는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

한 대표는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국내 우수한 신약 기술이 세계적으로 상용화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