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원 한경텐아시아 기자 wiard333@tenasi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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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속도를 높이고, 관광연계 기능을 강화해 11% 수준인 공항 이용객 수송분담률을 10년 안에 20~25%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김한영 공항철도 사장(60·사진)은 개통 10주년을 맞아 “공항철도가 수도권 주요 교통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공항철도가 정상 궤도에 오른 만큼 기술 보완을 통해 시속 60~80㎞인 운행 속도를 끌어올려 수송시간을 단축하고 노선 신설, 운행 편수 확대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현재 직통열차는 서울역~인천공항 구간이 43분 걸리지만 이를 30분대로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인천공항 제2터미널 연장선 운영, 서울지하철 9호선 직결 사업 등의 현안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10월 공항철도 최고경영자(CEO)가 된 김 사장은 교통행정 전문가다. 1987년 행정고시(30기)로 공직에 입문했으며 국토해양부에서 물류정책관 항공정책실장 교통정책실장 등 교통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공항철도는 23일로 개통 10주년을 맞았다. 하루 이용객은 21만명에 달한다. 누적이용객은 3억9500만명이다. 시작은 초라했다. 2007년 3월23일 착공 6년 만에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을 잇는 1단계 구간을 개통했지만 하루평균 이용객은 애초 예상치의 10%에도 못 미치는 1만3000여명에 불과했다. 텅 빈 채 철로를 달리는 공항철도를 향해 ‘공기를 실어 나르는 열차’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시설 관리·운영을 맡은 민간 투자사에 최소 운임 수입을 보장해 주기 위해 정부 재정이 투입되면서 세금만 축내는 애물단지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반전은 서울역까지 12개 전 구간이 개통된 2010년 시작됐다.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와 홍대입구, 마포, 공덕 등 서울 도심을 연결하는 구간이 추가되고 지하철과 고속철도(KTX)로 갈아 탈 수 있는 환승역이 늘면서 이용객은 16배 넘게 급증했다. 일반 지하철(시속 35㎞)보다 두 배 이상 빨리 달리는 공항철도에 수도권 통합 환승 운임이 적용되면서 지난 1월에는 하루 최대 이용객 기록(26만9758명)도 갈아치웠다.

김 사장은 “공항철도 수요가 연평균 45%씩 증가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가 200%를 넘어선 지 오래”라며 “용유도와 실미도, 무의도 등 인천공항 인근 섬과 바다 관광지를 연계한 서해바다열차, 해맞이열차 등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해 지역 관광수요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기업 CEO로서 수익 창출보다 누구든 믿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성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때부터 직원들에게 숨어있는 낭비 요인을 줄여 꼭 써야 할 곳에 제대로 쓰자며 주인의식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절반이 넘는 외주업체(아웃소싱) 비율도 통합 안전관리체계 구축과 서비스 품질 유지를 위해 공항철도가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점차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인천=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