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결핵환자는 줄고 있지만 결핵 발생률과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은 우리나라가 여전히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6년 결핵 환자 신고현황’을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신규 결핵환자는 3만892명으로 2015년에 비해 1289명 감소했다. 인구 10만명당 신규 결핵환자 수도 60.4명을 기록해 2015년 63.2명보다 소폭 줄었다.

정부는 신규 결핵환자가 줄어든 것과 관련, 2013년부터 결핵 역학조사반을 구성해 학교와 직장 등에서 역학조사를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2014∼2016년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결핵 집중관리시범사업’을 벌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15∼19세 청소년 환자는 2015년 인구 10만명당 30.9명에서 지난해 23.5명으로 줄었다. 20∼24세 환자도 2015년 10만명당 47.6명에서 지난해 40.1명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결핵 후진국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한국의 결핵 환자 비율은 인구 10만명당 80명으로 경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여전히 1위였다. 2위를 기록한 포르투갈(23명)과의 격차가 여전히 컸다. 인구 10만명당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도 5.2명으로 1위였다. 2, 3위를 기록한 칠레와 포르투갈이 각각 2.7명, 2.5명인 것을 고려하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다.

정부는 올해 대대적인 잠복 결핵 검사에 나서기로 했다. 2025년까지 결핵 환자 수를 OECD 평균 수준인 인구 10만명당 12명 이하로 낮추기 위한 조치다. 지난 1월 병역 판정 검사 대상자 34만명을 시작으로 총 180만명에 대한 잠복 결핵 검진을 하고 있다. 이달에는 의료기관 종사자 12만명, 어린이집 종사자 14만명,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13만 등 총 38만명에 대한 잠복 결핵 검진이 시행된다. 학교 밖 청소년 1만명과 교정시설 재소자 4만명에 대해서도 각각 3월과 5월부터 잠복 결핵 검진을 한다. 결핵 발병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는 고등학교 1학년과 교원 47만명을 상대로는 4월부터, 만 40세(1977년생) 건강진단 대상자는 7월부터 잠복 결핵 검진을 시작한다.

잠복 결핵은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몸 밖으로 결핵균이 배출되지 않아 타인에게 결핵균을 전파하지 않는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어 검진과 치료를 통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핵균 감염자의 10%가량이 결핵으로 발병하지만 잠복 결핵 치료를 받으면 결핵 발병을 60∼90%가량 예방할 수 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