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민진당 "한국 대선 결과는 기회이자 도전"

대만이 최근 한반도 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전방위 보복으로 반중 정서가 고조되는 한국에 눈을 돌리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특히 5월 9일로 예정된 한국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집권 민진당에 한국 방문단 구성을 지시하는 등 한국과의 관계 증진에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과의 간극이 확대되는 한국을 파고 들어 국제외교 무대에서 공간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대만 자유시보(自由時報) 등에 따르면 민진당 주석을 겸하는 차이 총통은 전날 열린 민진당 중앙집행위원회에 참석, 한국 대선이 동북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방문단 구성을 지시했다.

차이 총통은 그러면서 한국 대선이 대만의 국가안보에도 관련이 있는 만큼 동북아 정세 관찰 차원에서 한국 정치권 인사와 싱크탱크 전문가들을 만나 양국관계 발전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당 외교의 수행은 정부 차원의 외교에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민진당은 두 파트로 나눠 한국을 방문, 대선 상황을 지켜보고 한국의 국회, 정당, 싱크탱크와 교류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민진당 국제부 주임인 뤄즈정(羅致政) 입법위원(의원)은 차이 총통에 동북아 정세를 보고하면서 "한국의 대선 결과가 한반도 문제 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간 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뤄 위원은 한국의 대선결과는 대만에 총체적인 기회이자 도전이 될 것이라며 대만도 적극적으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방문단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대만의 이런 움직임은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한국에서 고조된 반(反) 중국 정서를 이용해 한국과 관계 개선을 적극 모색, 국제무대에서 활동공간을 확대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대만의 국제 활동을 제약하는 상황에서 다각적인 외교적 활로를 찾기 위한 첫 파트너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만은 오는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간 정상회담에서 자국이 두 대국의 이익거래에 자칫 '협상 카드'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일본과의 밀착, 동남아를 겨냥한 신남향(新南向) 정책 등 독자 행보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대만 정부는 중국이 독립노선을 추구하는 차이 총통의 정책에 반발해 '유커'의 대만 관광을 제한하자 한국 관광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면서 올해 한국인 관광객 유치 100만명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88만 명이었다.

앞서 허천단(賀陳旦) 대만 교통부장은 "한국은 대만 관광 발전에 중요한 국가"라며 한국인들이 중국 대신 대만으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lovestaiw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