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후 외국 선사에 매각, 2015년 8월 이후 행방 '오리무중'

세월호가 침몰 후 약 3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자 '쌍둥이' 배로 불렸던 오하마나호의 행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해진해운 소속 오하마나호(6천322t급)는 세월호(6천825t급)와 구조가 비슷해 쌍둥이 배로 불렸다.

당시 오하마나호는 월·수·금요일, 세월호는 화·목·토요일 각각 오후 6시 30분 인천항을 떠나 다음 날 오전 8시 제주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인천∼제주 항로를 번갈아 운항했다.

우애 좋은 형제처럼 인천∼제주 항로를 오가던 두 여객선은 참사 이후 엇갈린 운명을 맞게 된다.

세월호는 전남 진도 맹골수도 수심 44m 바닥에 잠들었고, 오하마나호는 참사 여파로 운항이 중단되며 인천항에 발이 묶였다.

오하마나호는 세월호와 구조가 비슷한 점 때문에 해저에 가라앉은 세월호를 대신해 현장 검증 대상이 되기도 했다.

2014년 6월 30일 광주지법 형사 11부 주관으로 열린 현장 검증에는 판사·변호사·검사와 이준석 선장 등 피고인들이 참석해 침몰 당시 피고인들의 위치, 조타실과 기관실 간 이동 경로, 객실 구조, 대피경로 등을 꼼꼼히 살폈다.

이후에도 오하마나호는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유족, 야당 대표단의 현장조사를 수차례 맞이해야 하는 형제 잃은 슬픔을 겪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오하마나호 매각 절차도 동시에 이뤄졌다.

청해진해운에 200억원을 대출해준 은행 채권단은 2014년 6월 법원에 오하마나호 경매를 신청했다.

그러나 1989년 건조된 오하마나호는 당시 선령이 25년이나 된 낡은 선박인 데다 세월호처럼 무단 증축해 안전성도 보장할 수 없던 상황이어서 경매 시장에서는 '찬밥' 신세였다.

감정가는 105억1천244만원이었지만 무려 4차례나 유찰된 끝에 최초 감정가의 27%인 28억4천만원에 낙찰돼 외국 선사에 매각됐다.

오하마나호는 참사 이후 인천항에서 1년 4개월간 묶여 있다가 2015년 8월 베트남으로 출항했다.

이후 여객선으로 운항을 계속하는지, 어떤 항로에 투입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인천항 관계자는 "동남아시아에서는 선령이 30년 된 노후 선박도 여객선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있어서 오하마나호가 새로운 이름으로 운항하고 있을 수도 있다"며 "외국 선사에 팔려 2년 전 인천을 떠나 정확한 행방을 파악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