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미세먼지 (자료 한경DB)
서울의 미세먼지 (자료 한경DB)
[ 김하나 기자 ] 공기청정기가 가전 시장에서 '조연'에서 '주연'으로 부각되고 있다.

공기청정기에 다양한 크기와 스펙, 부가기능까지 탑재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이 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제품이 등장한 데는 시장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이 늘어난 건 '미세먼지' 탓이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1조원에 달한다. 올해에는 1조5000억원에 달해 50% 증가가 예상된다. 공기청정기 판매 대수로는 150만대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처럼 시장이 커진 데에는 중국발 스모그와 미세먼지가 매년 심해지고 있어서다. 미세먼지는 호흡기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과 뇌혈관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외부환경과 건강에 대한 염려로 공기청정기를 찾는 수요는 늘고 있다.

◆공기청정기 시장 급증, 미세먼지+건강 염려 판매 늘어

기존 공기청정기는 봄과 가을 등에 필요한 '계절가전'으로 인식됐다. 이제는 더운 여름에 에어컨과 함께 가동하는 가전으로, 겨울에는 보일러와 함께 틀어놓는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계절가전이 필수가전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예전에는 아예 없거나 4인 가족의 거실 정도만 놓았다면, 이제는 각 방과 환기가 필수적인 주방에 따로 놓아두기도 한다. 불필요한 가전 사기를 꺼렸던 1~2인 가구들도 공기청정기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집 안에서 공기를 깨끗하게 하는 방법으로는 아파트 자체의 공조시스템이나 에어컨에 포함된 기능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하지만 노후된 아파트는 공조 시스템이 없거나 초미세먼지까지 거르는 기술이 도입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에어컨의 경우 이동이 어렵기 때문에 고정된 위치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공기청정기는 이동이 편리하고 나빠진 공기를 빠르게 바꿔줄 수 있다. 이 같은 필요성 때문에 '업그레이드' 정도만 그쳤던 가전업체들이 최근에는 공기청정기에 다양한 기능을 더하고 있다. 망설였던 소비자들도 각자 집안의 규모나 사양, 취향에 따라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LG전자의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신제품 (자료 LG전자)
LG전자의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신제품 (자료 LG전자)
삼성전자, LG전자, 위닉스 등이 선두업체들이다. 삼성전자는 공기청정기에 다양한 기능을 넣고 있다. 2014년 첫 출시된 삼성 ‘블루스카이’는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초미세먼지와 0.02㎛ 크기의 나노 입자까지 99% 걸러 준다. 미세먼지나 유해 가스 등을 실시간으로 진단해서 수치로 보여주거나 필터의 상태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자동으로 청소가 되는데다 가습기능도 덧붙였다.

최근에 출시한 ‘블루스카이 6000'은 가습 공기청정기다. 물을 계속 순환시키는 구조로 고인 물이 없고, 자연 기화하는 방식이어서 위생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아기방과 같은 최소 20㎡의 면적부터 소형 사무실이나 매장에 적합학 90㎡까지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 다양한 기능 더한 제품들…LG전자, 디자인 강화한 제품들

LG전자는 '로맨틱 로즈'와 '로맨틱 오션' 등 새로운 컬러를 적용한 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는 360도 모든 방향에서 오염된 공기를 흡입하고 정화해 깨끗한 공기를 360도로 내보낸다.

흡입구와 토출구가 한쪽 방향만을 향하고 있는 공기청정기에 비해, 집안 어디에 두어도 구석구석 실내 공기를 보다 고르게 정화할 수 있다. 지난해말 출시한 '퓨리케어 360° 공기청정기' 덕분에 LG전자의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늘었다.

작은 모델을 중심으로 공급하던 위닉스는 최근 중대형 모델을 추가했다. 2017년형 프리미엄 공기청정기 신제품 ‘타워 XQ’다. 전용면적 59~66㎡에 가능한 대형 모델이다.

제품의 전면과 후면에 각각 필터를 장착한 듀얼필터 시스템과 3방향 입체 토출로 깨끗한 공기를 빠르고 넓게 배출해주는 3D터보 입체청정기능을 탑재했다.

이 밖에 대유위니아, 쿠쿠전자 등 중견 가전업체들을 비롯해 렌탈업체인 코웨이, 교원웰스, SK매직 등도 공기청정기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일부 가정에서는 작은 크기를 중심으로 수입 공기청정기들을 사용하면서 수입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수입품에 대해서는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부 제품들이 국내 인증을 받지 않고 판매에 나서면서 소음이나 탈취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있어서다.

공기청정기는 한국 공기청정협회에서 인증하는 CA(Clean Air) 마크를 획득한 제품을 사용하라는 조언이다. CA 마크는 공기청정기의 중요한 제품 성능인 미세먼지 집진 효율과 탈취효율, 소음 등을 측정해 품질인증시험을 통과한 제품에 부여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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