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업계의 화두는 ‘평생 교육’이다. 생애주기가 길어지면서 ‘1인 다(多)직업’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고, 전직·재취업·창업 같은 말들이 더는 낯설지 않은 일이 됐다. 교육업체들은 이런 현상에 주목하기 시작했는데 덕분에 새로 등장한 시장이 성인교육이다.

외형 축소되는 입시 사교육

경기불황과 내수침체에도 성인대상 교육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외국어·공무원 시험·국가 및 민간 자격증·기업 내 직무교육 등 주요 분야를 합치면 시장 규모가 약 2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것이 업계의 추정치다. 부문별로는 외국어 교육 시장 규모가 1조8000억원가량으로 가장 크다. 공무원 시험(2200억~2300억원), 공인중개사·세무사 등 국가공인자격증(1500억원), 건물관리사·IT 관련 자격증과 같은 민간자격증(1500억원), 직무교육 시장(500억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최근에는 법학전문대학원, 약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위한 전문 교육업체도 속속 등장하면서 영역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2~3%씩 꾸준히 시장이 커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교육업체들은 기존 성인교육업체를 인수하거나 사업부문을 확대하는 식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해 입시 사교육 시장은 갈수록 외형이 줄고 있다. 현 중학교 3학년 학생을 시작으로 ‘인구절벽’ 현상이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현 고등학교 1학년은 59만1845명인데 중학교 2학년은 이보다 22.1% 적은 46만1349명에 불과하다.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은 30%가량 적다. 이 때문에 교육업체들은 성인교육시장 진출 등 사업다각화를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받아들이고 있다.

급성장 중인 e러닝 시장

성인교육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상품은 ‘외국어’다. 점수를 따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업무에서 쓰이는 비중이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어 교육 시장의 40% 이상은 업무상 활용도가 높은 영어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들어 중국어 비중도 커지는 추세다. 중국이 세계 최대시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대기업들이 채용 시 중국어 특기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승진평가에서도 중국어 능력을 우대하기 때문이다. 시장 규모도 지속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어 교육 시장 규모가 최근 10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5000억~6000억원(2014년 기준) 규모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 인터넷에 기반을 둔 강의 시장이 갈수록 커지면서 토익이나 토플 등 외국어 시험뿐만 아니라 공무원시험,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등으로 강의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 e러닝 업체의 매출은 3조4851억원으로 2014년(3조 2141억원) 대비 8.4%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는 약 4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목당 30만~50만원은 기본이고 80만원 넘는 고가 인터넷 강의도 등장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교육시장의 성장세와 함께 인터넷 강의를 기반으로 한 성인교육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드마켓은 2020년 세계 e러닝 시장 규모를 4300억달러(약 481조원)로 2016년의 2배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학습 앱(응용프로그램)이나 모바일 기기를 통한 e러닝은 사용자 중심의 콘텐츠가 제공되기 때문에 교육 몰입도가 높고 기존 오프라인 학습에 비해 저렴하며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어 상품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