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에 있는 디케이(회장 김보곤) 광주공장. 제1공장 공기청정기와 제습기 혼용 생산라인에서는 올해부터 생산에 들어간 레인지후드 포장작업이 한창이었다. 유지안 경영혁신팀장은 “공기청정기와 제습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데다 신제품인 레인지후드 공정이 추가되면서 작업장이 하루종일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며 “4년 만에 잔업도 한다”고 말했다.
김보곤 디케이 회장이 광주공장에서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디케이 제공
김보곤 디케이 회장이 광주공장에서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설명하고 있다. 디케이 제공
광주 전자제품제조업체 디케이는 이날 제품에 대한 호평으로 판매가 늘어 지난해 매출 증가와 함께 흑자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 1417억원을 올려 전년(929억원)보다 52%가량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33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28억원 흑자로 전환했고 당기순이익도 53억원 적자에서 21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부품업체에서 완제품업체로 전환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993년 금형기업으로 출범한 이 회사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김치냉장고에 들어가는 부품을 납품하던 1차 협력사다. 독자 제품 개발에 나선 때는 2012년부터다. 김보곤 회장은 “생산 부품을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것으로도 회사를 경영해나갈 수 있었지만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이 섰다”며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도 있어 변화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13년 디에떼라는 독자 브랜드로 제습기를 선보였다. 지난해부터는 국내외에 공기청정기를 본격 출시했다. 초기엔 시장진입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올 들어 성능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 제습기는 기존 기능 외에 아토피 피부질환 예방 효과와 쌀, 곡류 등의 부패 방지 효과로 관심을 끌고 있다. 공기청정기는 초미세 물 입자 가습 기능과 플라즈마 이온을 통한 제균 기능을 적용했다.

올해 출시한 레인지후드는 필터 청소 알림, 꺼짐 예약, 쿠킹타이머 등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휴대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시장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16일 지역 건설업계와 체결한 ‘지역제품 판로지원 상생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4~5개 지역 건설업체에 대량 납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노사합의로 임금을 동결했고 품질개선 혁신활동을 직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등 직원 중심으로 경영혁신활동을 하고 있다. 이는 제품 생산시간 단축과 불량률 감소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 김 회장은 “직원들의 희생과 노력에 보답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지원책을 마련하겠다”며 “중국과 동남아 등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해 올해 매출 1500억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