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입장표명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직후 포토라인에 서서 현장 취재진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짧게 말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로 돌아올 때와 같이 남색 롱코트 차림으로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도 여전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파면 대통령으로서 검찰 출두를 앞두고 대국민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국민들은 허탈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검찰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손범규 변호사는 전날 “준비한 메시지가 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양순택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메시지가 없다는 것이 준비한 메시지였나"라고 비판했다.

양 대변인은 "반성과 사과를 기대했던 국민들이 또 한 번 실망하고 분노했다"면서 "5초짜리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는 말이 전부였을 뿐 준비된 메시지는 없었다. 도대체 무슨 메시지를 준비했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를 지켜본 자유한국당 또한 "입장이 없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밝혀 공분을 샀다.

양 대변인은 이어 "박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 태도를 보면 아직도 여전히 국민을 무시하고 법 위에 군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스스로 반성하고 뉘우치지 않는 사람은 법의 심판을 통해 죄를 깨우치게 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