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통신·인터넷 기업 소프트뱅크가 스마트폰 개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이센셜에 대한 투자를 막판에 깨뜨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과 가까운 소프트뱅크가 추후 애플의 라이벌이 될 회사에 투자하는 데 부담을 느낀 탓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센셜은 ‘안드로이드(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아버지’라 불리는 앤디 루빈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을 나와 세운 회사다. 가정용 전자기기와 스마트폰을 연결하는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폰을 개발하고 있다.

WSJ에 따르면 당초 소프트뱅크는 이센셜에 1억달러(약 112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었다. 소프트뱅크의 유통망을 활용하면 이센셜이 내놓을 고급 스마트폰 판매에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이 투자안은 이미 비공식적으로 합의됐지만 계약서에 서명을 앞둔 마지막 협상단계에서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아이폰을 처음 보급한 2008년 이후 애플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애플도 지난달 4일 손정의 사장이 주도하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에 10억달러를 투자해 그의 입지를 뒷받침했다.

루빈 CEO는 애플과 삼성전자를 따라잡겠다는 목표로 공격적인 행보를 걸어왔다. WSJ는 루빈 CEO가 적어도 7명의 스마트폰 디자이너, 기술자, 매니저 등 애플 핵심인력을 빼내왔다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