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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은 21일 검찰에 출석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직후 포토라인에 서서 현장 취재진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하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사건 관계인과 직원들이 이용하는 일반 엘리베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갔다.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과 검찰 조사에 늦게까지 준비한 탓인지 다소 부은 얼굴이라 눈길을 끌었다. 헌정 사상 최초의 파면 대통령으로서 검찰 출두를 앞두고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자택의 불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인 새벽 4시 반에 켜지는 등 일찍부터 검찰 출석에 대비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로 돌아올 때와 같이 남색 롱코트 차림으로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도 여전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검찰 소환 일정이 나온 후 주기적으로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검찰 조사에 대응하는 준비를 해왔다.

유영하 변호사도 검찰 숙석 하루 앞둔 20일 오전에도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했다. 지난해 말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때부터 박 전 대통령을 변호해온 유 변호사는 탄핵 이후에도 꾸준히 박 전 대통령 자택을 방문하고 있다. 변호인단 손범규 변호사는 유 변호사를 가리켜 “다른 변호사들은 (박 전 대통령이) 숲을 보실 수 있게 준비 중이라면 유 변호사는 나뭇잎까지 자세히 보실 수 있게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그룹서 433억원을 뇌물로 받았는지 여부와,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 했는지 여부등에 대해 조사를 받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쏟아진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헌재 탄핵 후 지난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라며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에 불복하는 듯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