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대립각 세우는 애플? "세계화 후퇴해선 안 된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자유무역과 세계화를 옹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세계 각국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애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도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 전도사’를 자처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코드’를 맞춘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19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쿡 CEO는 지난 18일 베이징에서 개막한 중국개발포럼에서 “한 국가가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폐쇄하면 이는 국민에게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호주의는 스스로를 어두운 방에 가두는 것과 같다”고 한 시 주석의 지난 1월17일 다보스포럼 개막 연설을 연상시키는 발언이다.

쿡 CEO는 세계화에 대해서도 “세계화는 전체적으로 모든 나라에 훌륭한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다만 세계화의 과실이 여러 나라에 골고루 분배되지 않는 게 문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일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세계화에서 후퇴해선 안 된다”며 “제일 나쁜 것은 세계화가 나쁘다는 핑계로 할 일을 안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쿡 CEO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매년 한두 차례씩 중국을 방문해 중국 지도부 및 소비자와의 소통을 강화해왔다. 그는 이날 베이징과 선전에 이어 상하이와 쑤저우에도 새로운 연구개발(R&D)센터 두 곳을 추가로 건립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35억위안(약 6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쿡 CEO는 다만 아이폰의 생산공장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